중국 여객기시장 팽창 속 '항공굴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기자
입력 2019-09-23 16: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中정부, 자국 항공기제조사 코맥 '지원사격'

  • 20년내 中 신규항공기 수요 7000~9000대 예상

  • 장기적으로 보잉·에어버스 위협

중국이 자국산 여객기를 지원사격하며 갈수록 팽창하는 자국 항공기 시장에서 보잉·에어버스 등 외국 항공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3대 국유 항공사에 자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중국상용항공기그룹(코맥·COMAC)에서 만든 여객기를 구매하라고 압박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에도 도전이 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방항공과 동방항공, 국제항공(에어차이나)이 지난달 30일 코맥에서 제조한 중소형 제트 여객기 ARJ21을 각각 35대씩, 모두 105대 구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두 3800만 달러(약 453억원)어치로, 내년부터 2024년까지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ARJ21은 중국 최초 상용여객기로, 길이 33.4m, 78~90인승, 항속거리 2220~3704㎞를 자랑한다. 2002년부터 중국 정부 주도로 개발에 도입해 2008년 11월 첫 비행에 성공, 2016년부터 공식 운항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주문받은 물량만 6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동방항공의 경우, 기존의 전용기 사업을 한층 확대해 지난달 아예 '123항공'이라는 전용기 전문 항공사도 신설했다. 전용기는 단거리 운항이 대부분인 만큼, ARJ21 기종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남방항공과 국제항공도 현재 ARJ21 위주로 운항되는 신규 항공사 설립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영 항공사들이 이처럼 ARJ21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중국 정부가 ARJ21을 적극 도입하는 걸 장려한 데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 

중국 정부 지원사격 아래 코맥은 ARJ21 생산량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코맥은 현재까지 수주한 ARJ21 주문량은 모두 600대에 달하지만, 실제로 인도된 건 10대 남짓에 불과하다.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ARJ21 생산량이 15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5대, 내년엔 30대까지 늘려, 5년내 100대 이상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코맥은 ARJ21 이외에 160인승의 중형 여객기 'C919' 개발에도 성공했다. 2007년부터 약 10조원을 들여 첫 자체제작한 중형 여객기로, 보잉과 에어버스 주력 모델인 B737, A320과 비슷한 크기다. 오는 2021년 인도를 앞둔 C919는 현재 시험비행 중에 있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에 C919의 운항허가 심사도 신청한 상태다. 지난 18~20일 베이징에서 열린 항공박람회에서도 중국은 C919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C919는 정식 운항도 되기전에 이미 사전 주문량이 900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자국산 여객기 지원사격에 나서는 건 중국 항공여객 급증으로 자국 항공기 수요가 나날이 팽창하고 있기 때문. 중국 항공기 시장에서 자국산 항공기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보잉, 에어버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항공여객은 전년 대비 15.2% 증가한 6억7000만명에 달해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 항공여객 시장이다. 전 세계 5대 항공여객 시장 중 유일하게 두 자릿 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따른 항공기 수요도 빠르게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에어버스는 향후 20년간 중국 신형 항공기 수요가 7420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에어버스의 최대 고객으로, 현재 에어버스는 중국 현지서 1779대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보잉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 여객 수요를 맞추려면 2038년까지 8090대의 새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가치로 환산하면 약 1조3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중국 항공사들이 향후 20년간 화물운송과 항공기 유지보수 등 서비스에 약 1조6000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중국 민간 항공시장이 20년후 3조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란 의미다. 

중국 코맥도 20년내 중국 본토를 비롯 홍콩·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의 신규 여객기 수요가 9205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팽창하는 항공기 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이 앞으로 글로벌 항공기 시장을 양분하는 보잉과 에어버스에도 도전장을 내밀며 장기적으로 전 세계 항공기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자체 제작한 중대형 여객기 'C919'가 지난 2017년 5월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서 첫 시험비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