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전 후보 해부·①]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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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19-09-2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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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뛰어들면서 고교 동문 사이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오랜 악연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는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애경그룹 등이 뛰어들었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번 주 내에 숏리스트(적격 인수자 후보)를 발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한 뒤 내달 말 본입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의 후보군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가장 재무적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걸림돌은 박현주 회장과 박삼구 전 회장의 오랜 갈등이다. 인수전 막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인수 후보로 일절 거론되지 않았던 의외의 후보"라며 "박현주 회장과 박삼구 회장의 갈등 관계는 구주가격 결정 등 막판 인수 과정에서 불협화음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이전까지는 광주일고 출신이자 호남지역 대표 기업가로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금호산업의 대주주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력 계열사 매각 방안을 주장하면서 균열이 생겼다.

박 전 회장은 계열사 매각을 반대했고, 2015년 박 전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을 때도 채권단으로 참여한 박 회장은 높은 매각가를 제시해 박 전 회장에게 부담을 줬다.

업계에선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인수에 성공하게 된다면, 박 회장의 입김이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삼구 전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의 인수만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란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금산분리 원칙 따라 실제 경영참여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컨소시엄의 전략적투자자(SI)인 HDC현대산업개발의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 부족도 복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 건설업체로 호텔신라와 함께 운영하는 신라면세점 사업이 주력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지만, 항공업 경험 부족은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항공업과 마찬가지로 건설업도 불황인 가운데서 무리한 사업 확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는 장기적으로는 유통, 호텔, 면세 사업에 이어 운송까지 더해져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향후 인수가격과 인수자산 등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신라면세점과의 사업 시너지가 있을 수 있으나 불안정한 현금흐름과 높은 부채 등을 만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재무력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31.05%)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자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 인수대금은 약 4500억원, 신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하면 1조5000억~2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4% 증가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2분기 말 기준 순현금 보유액은 8994억원이다. 

 

[사진 = 아시아나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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