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마윈 이어 '알리바바 제국' 진두지휘할 장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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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9-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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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바바 티몰, 광군제 만든 '일등공신'

  • '달변가' 마윈과 달리 과묵하지만…일 추진력 뛰어나고 개혁·진취적

  • 中 소비증가 둔화, 해외사업 확장, 홍콩 IPO 등 도전과제도

마윈(馬雲)의 뒤를 이어 550조원 가치의 ‘알리바바 제국’을 진두 지휘할 새로운 사령탑은 장융(張勇) 알리바바그룹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20년간 알리바바를 이끈 마윈 회장은 지난해 9월 10일 1년 후 은퇴를 예고하면서 이미 장융 CEO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다. 10일 마윈이 회장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면서 장 CEO가 알리바바 그룹을 이끌 신임 회장이 됐다.  

사실 전 세계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마윈과 달리 장융은 마윈의 후계자로 지목되기 전까진 그다지 주목받는 인물은 아니었다. 

마윈이 1년 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을 때도 알리바바 창업 멤버 일부는 장융 후계자 지명에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마윈은 "장융 이외의 후계자는 생각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밀어붙여 그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그만큼 장융의 능력을 신뢰한다는 얘기다. 
 

장융 신임 알리바바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972년생으로 상하이가 고향인 장융은 상하이재경대학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한 후, 상하이 소재 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중국 최대 온라인게임사 성다(盛大)그룹 등을 거쳐 2007년 알리바바그룹 산하 소비자간 거래 중심의 C2C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몰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했다.

그는 당시 짝퉁(모조품) 논란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타오바오몰 산하에 브랜드 제품만 파는 '티몰' 부문을 아예 따로 분리시켜 별도의 B2C 온라인쇼핑몰로 키웠다. 티몰에선 좀 비싸도 진품 인증을 받은 브랜드 제품만 다뤘다. '에스케이투' 같은 고급 브랜드도 티몰에 입점하면서 알리바바가 '짝퉁' 이미지를 벗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 티몰은 알리바바에서 돈을 제일 잘 버는 회사 중 하나다.  

쇼핑과 전혀 무관했던 11월 11일 '독신자의 날(광군절)'을 오늘날 '하루 매출액 28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만든 것도 그다.  그는 이후 알리바바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5년 CEO에 발탁됐다.

<알리바바, 마윈이 세운 집(Alibaba, the House That Jack Ma Built)>이란 책을 쓴 던컨 클락은 "티몰과 광군제의 성공이 알리바바를 오늘날 유통공룡으로 만든 데 일등공신"이라고도 평했다.

사실 장융은 달변가인 마윈과 달리 과묵한 성격이지만 일 추진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알리바바 투자자였던 야후 창업주 제리 양은 "장융은 묵묵히 일 처리하는 스타일이 강점"이라며 "그가 일궈낸 성과는 말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며 장융의 추진력과 실행력을 높이 샀다.

또 마윈만큼이나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스타일로 알려졌다. 장융은 최근 알리바바 본사에서 행한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모든 사업엔 생존주기가 있다"며 "우리가 기존의 사업을 없애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없앨테니 차라리 우리 스스로가 만든 신사업으로 기존 사업을 없애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는 "향후 알리바바의 영역을 금융, 의료, 영화, 음악 등 분야로 확장시킬 수십개의 계획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장융은 최근 알리바바 신사업으로 '신유통'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유통은 온·오프라인의 벽을 허무는 소비와 스마트 물류를 융합한 새로운 소비 유통 개념이다. 알리바바의 '신유통 실험장'으로 불리는 허마셴성을 만든 것도 장융이다.

허마셴성은 알리바바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기술력에 기반해 최첨단 주문 물류시스템은 물론 로봇, 안면인식 기술, 무인카트 등을 갖춘 온·오프라인 신선식품 마트다.  지난 2017년 1호점 개장 이래 현재 중국 17개 도시에 150개 매장을 오픈했다. 허마셴성 인근 집값이 오르고 장사가 잘된다는 뜻에서 '허취팡(盒區房·허마셴성 상권이라는 뜻)'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을 정도다. 

물론 알리바바 제국을 이끌 장융 앞에 여러가지 도전 과제도 놓여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 중국 경기둔화가 가속화하면서 중국인 소비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는 알리바바의 매출 성장 둔화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석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로 홍콩증시에서 약 15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밖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환경이 악화하면서 해외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도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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