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여행지를 가다①]강화 직물의 역사를 오롯이...소창체험관‧조양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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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19-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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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곳, 가보지 못했던 곳에 한 발 딛었을 때의 짜릿함은 그 어떤 즐거움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여행의 참맛이다. 쉽게 갈 수 없었던 곳, 한시적으로 선을 보이는 여행지라면 더더욱 구미가 당긴다. 선선한 가을 바람을 타고 떠나는 생경한 곳으로의 여행.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지난 7월 온라인을 통해 국민들이 추천한 관광지 1204곳 중 관광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총 5곳의 신규 관광지와 숨은 관광지를 꼽았다. 
 본지는 이중 ▲인천시 강화군의 소창체험관 및 조양방직▲서울특별시의 창경궁 명정전▲경남 함양군의 지리산 칠선계곡 등의 숨은 관광지를 차례로 싣기로 한다. 

 

알차게 즐기는 강화 여행코스 [작성=기수정 기자]

◆직물산업 번성했던 강화도의 모습 오롯이···소창 체험관 
 

소창체험관에서 소창손수건만들기체험을 하는 체험객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강화도는 1970년대까지 직물 산업이 번성한 고장이었다. 1933년 조양방직이 문을 연 이래, 평화직물과 심도직물, 이화직물 등 직물 공장이 들어섰다.

크고 작은 직물 공장이 60여 곳이고, 강화읍에만 직물 공장 직원이 4000명이 넘었다.

심도직물은 직원이 1200여 명이었는데, 소창체험관 내 소창전시관에 걸린 사진으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1970년 중·후반부터 합성섬유를 생산하는 대구로 중심이 옮겨 가면서 강화의 직물 산업은 쇠락의 길을 걷는다. 지금은 소규모 소창 공장 10여 곳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소창체험관은 강화도 직물 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보고, 소창을 이용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1956년에 문을 열어 강화 직물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한 평화직물을 매입, 리모델링해 2017년 12월 개관한 체험관이다.

소창은 목화솜에서 뽑아낸 실을 이용해 만든 23수 면직물이다. 일회용 기저귀가 나오기 전에 사용한 천 기저귀가 소창으로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소창은 무슨 뜻일까? 소창의 뜻은 정확히 나와 있는 곳이 없다.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강화의 직물, 소창》에 따르면 소창이 일본의 고쿠라오리(小倉織)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소창체험관은 소창전시관과 소창체험관, 차 체험을 즐길 수 있는 1938한옥, 소창 제작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직조시연관 등으로 구성된다. 외부에는 소창을 만드는 원료인 목화가 담을 따라 심겼고, 하얀 목화솜 조형물이 보인다. 조형물 뒤로 오래된 나무 전봇대도 있다. 우리나라에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니 꼭 챙겨 보자.

소창체험관에서는 스탬프를 찍어 손수건을 만드는 체험을 무료로 진행한다. 체험객이 많으니 예약하는 것이 좋다. 1938년에 건축된 1938한옥에서는 차 체험을 진행한다. 강화 특산물인 순무를 덖어 만든 순무차를 주로 낸다. 정갈한 방에 앉아 구수하고 깔끔한 순무차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소창체험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11~3월은 오후 5시) 운영하며, 월요일은 쉰다.

◆강화 핫플레이스가 됐다고? 조양방직

조양방직은 1933년 강화도 지주인 홍재묵·홍재용 형제가 민족자본으로 처음 설립한 방직공장이다. 조양방직이 생기면서 강화도에 전기와 전화 시설이 들어왔으니, 그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하지만 10여 년 뒤 경영이 어려워지자 다른 사람에게 경영권이 넘어갔고, 광복 후까지 명맥을 잇다가 1958년에 문을 닫았다. 초라한 퇴장이었다. 이후 조양방직은 단무지 공장, 젓갈 공장을 거치며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조양방직이 새 주인을 만난 것은 2017년. 불과 2년 전 일이다. 1년 남짓 보수공사를 거친 조양방직은 카페로 다시 태어났다. 보수공사를 했다지만 회색빛 시멘트 건물 외관은 그대로 살렸고, 방직기계가 있던 기다란 작업대는 자연스럽게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테이블이 됐다. 테이블이 얼마나 긴지 음료를 주문한 뒤 받는 진동 벨이 어느 지점부터 울리지 않는다.

지붕 트러스에 설치된 창이 인상적이다. 트러스 면마다 창이 설치돼 조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많은 빛을 받아들인다. 회색빛 음울한 분위기를 바꿔주는 대표적인 요소다. 내부는 빈티지한 분위기에 예술 작품을 더해 ‘인생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주말에는 대기하는 줄이 길다니 조양방직 제2의 전성기는 거침이 없다. 조양방직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9시(주말·공휴일은 오후 10시)다.

조양방직을 찾기 전에 강화중앙시장 B동에 위치한 강화관광플랫폼에 들르자. 다양한 여행 정보를 얻고, 조양방직을 비롯한 카페와 음식점 할인권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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