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격화...亞금융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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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최예지 기자
입력 2019-08-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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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 관세 더 높였여야" 트럼프 '후회'...美 대중 추가 공세 우려 위험자산 직격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일로로 치달으면서 26일 아시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이 상대의 급소를 노린 '정밀타격'형 보복 관세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추가 관세율을 더 높이지 못한 걸 후회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미·중 무역전쟁 확전 우려를 부추겼다.

세계 양강(G2)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글로벌 경기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서 서둘러 발을 빼는 분위기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1.64% 떨어진 1916.13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4.28% 떨어졌다. 일본 증시도 추락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2.17% 내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7%, 대만 가권지수는 1.74%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2%가량 떨어졌다.

환율도 요동쳤다.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7.15위안, 역외 환율은 7.19위안까지 올랐다. 각각 2010년,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값이 그만큼 내렸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대미 무역전쟁의 무기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고 본다. 위안·달러 환율이 곧 7.2위안 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무역관계가 얽혀 위안화와 환율 상관관계가 큰 원화 값도 떨어졌다.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싼 우려에서 불거진 위험자산 회피심리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2원 오른 1217.8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한때 1220원을 돌파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가치는 급등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말 109엔 선을 넘보던 엔·달러 환율은 꾸준히 내려 이날 한때 104엔대에 도달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수익률(금리)이 다시 역전됐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침체 신호로 읽힌다. 그 사이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금값은 6년여 만에 최고 수준에서 오름세를 지속했다. 반면 경기에 민감한 구리와 원유 가격은 최근 하락세가 돋보였다.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재고할 수 있다고 말해 강경한 입장이 다소 완화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에 대해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더 높이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며 그의 발언이 잘못 풀이됐다고 진화에 나섰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각각 TV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론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미·중 무역전쟁을 '국가비상사태'로 선포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1977년 제정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도 거론했다. IEEPA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이례적인 위협'에 맞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비상사태 때는 투자 거래를 막거나 자산을 압수할 수 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뒤 이 법을 발동해 테러 관련국에 대한 제재를 취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적(enemy)'으로 칭하며 미국 기업들의 '탈(脫)중국'을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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