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직 의원들 "양국 관계, 한국 정부가 해결해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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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9-08-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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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화하는 한일 관계 돌파구 모색 위해 세미나 개최

  • 니카이도시히로 간사장 돌연 불참하는 등 관계 악화

한국의 전직 국회의원들과 일본의 정치인들이 20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악화하고 있는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함께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양국 간 화해를 호소하는 한국 원로들에게 일본 정치인들은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을 한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는 등 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헌정회와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자민당 외교조사회장 등 일본 정치인들은 20일 오후 도쿄 중의원 제1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가까운 이웃나라 공존공영하는 한일양국'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유경헌 대한헌정회 회장 등 한국측 20여명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전 문부과학상,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 등 일본측 2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측 참석자는 전직 국회의원들이었지만, 일본측 참석자의 대부분은 현직 의원들이었다. 일본 측에서는 자민당의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불참했다. 그는 7월 31일~8월 1일 일본을 방문한 한국 의원단과도 면담 약속을 잡았다가 갑자기 취소해 홀대 논란을 낳았다.

이 자리에서 정대철 전 대표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 대해 분노하고 원망하고 보복하려는 독소를 마음에서 제거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용서해야 한다"고 양국 간 화해를 강조했다.

유경헌 회장도 "가까워야 할 한국과 일본이 자꾸 멀어져가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며 "양국이 각계각층에서 상대방을 때리는 자극적인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유보해야 하며 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관계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처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화해와 공영을 강조한 한국측 참석자들과 달리 일본측 참석자들은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시모무라 본부장은 "징용 문제에 대해 우리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완전히 해결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국 정부가 해결할 한국 국내의 문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한일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했는데도, 한국 정부가 그 결과로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을 없앴다.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처럼 관계 악화의 책임을 한국에 돌리면서도 "한국에서 반일 활동이 있고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마이너스(-)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며 "양국 국민들 간 감정이 격화되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토 자민당 외교조사회장도 "작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은 선인들의 지혜의 결실인 법적 관계를 뒤집는 것"이라면서 "징용과 위안부 문제에서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움직임이 한국정부에 의해 잇따르는 것은 진정 유감"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 보수 정권 시절의 공적을 평가하지 않는 풍조가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한국의 현 정권이 이런 상황을 일본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와 관련해서는 "안전보장의 관점에서 국내 조치를 한 것으로, 징용 문제에 대한 대항조치도 경제보복도 아니다"라고 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다.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대한헌정회와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자민당 외교조사회장 등 일본 정치인들이 20일 오후 도쿄 중의원 제1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가까운 이웃나라 공존공영하는 한일양국'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전 문부과학상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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