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그룹 의존증 벗어날까···‘노브랜드 버거’ 인공호흡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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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8-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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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가 존폐 위기에 놓인 버거 사업을 살리기 위해 또다시 ‘신세계그룹’에 기대고 있다. 신세계푸드 최대 주주인 이마트가 지난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내부거래에 기대기 보다 독자 브랜드 육성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자사의 햄버거 외식브랜드 ‘버거플랜트(Burger Plant)’를 ‘노브랜드 버거(No Brand Burger)’로 재개장한다. 노브랜드 버거 판매가는 단품 1900~5300원, 감자튀김과 음료를 더한 세트는 3900~6900원이다.

버거플랜트는 2017년 말 신세계푸드 본사가 위치한 서울 성수동 테스트키친 1층에 ‘데블스 빅보이’란 이름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2018년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 코엑스몰, 논현동에 버거플랜트 직영 1, 2호점을 냈다.

정용신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버거플랜드 1호점 개장 전날까지 직접 메뉴를 시식해보고 조언할 만큼 애정을 보였다. 미국에서 들여온 고급 수제버거 브랜드 쟈니로켓 외에 신세계 자체 버거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

신세계푸드는 버거플랜트를 통해 야심차게 가맹사업 계획도 세웠지만 결국 1년 만에 ‘노브랜드’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마트 대표 PB(자체 상표) 브랜드인 ‘노브랜드’의 유명세와 가성비 콘셉트를 차용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보겠다는 심산이다.

앞서 선보였던 자체 브랜드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노브랜드’로 선회한 이유로 풀이된다.

 

신세계푸드 물류가공센터 전경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의 한식뷔페 ‘올반’은 2016년 첫 선보인 이후 3년 만에 매장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1호 여의도점은 지난 7월을 마지막으로 폐점했다.

2017년 4월에는 해산물뷔페 보노보노의 패밀리 브랜드로 회전초밥 전문점 ‘보노보노 스시’를 선보였다. 3년째 매장 수는 3개에 머무르고 있다.

스무디 전문점 ‘스무디킹’도 2016년 인수한 이후 3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 개선을 위해 가맹점을 늘리고, 스무디 외에 케이크도 판매하고 있지만 실적은 신통치 않다.

성장세인 생수 시장에 진출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생산업체인 제이원을 79억원에 인수했다. 제이원을 통해 신세계푸드 자체 생수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2017년 3분기 제이원이 먹는물 관리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는 등 변수가 생기자 사업을 접기로 했다. 결국 제이원도 매각한다.

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받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감당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문제다.

신세계푸드 베이커리 브랜드는 △데이앤데이△밀크앤허니△더 메나쥬리(더 메나쥬리 카페)△블랑제리 △슈퍼프라임 피자△트레이더스△E-베이커리△C-베이커리△PK 블랑제리 등 총 9개다. 이들 브랜드는 가격대별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대형마트인 이마트, 창고형할인점 트레이더스 등에 분산 입점돼 있다. 이외에도 스타벅스의 케이크류도 신세계푸드가 만든다.

신세계푸드의 케이크류 생산은 지난 7월 오산2공장 준공 전까지만 해도 천안공장 단 한 곳에서 도맡아 했다. 여러곳에 납품하다보니 생산공간 부족으로 20여 종의 케이크는 협력사에 맡겼다. 이를 두고 식품업계에서는 ‘품질의 균등화’를 이루지 못하는 자충수란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30%에 달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는 킬링 아이템 없이 문어발식으로 외식 뿐만 아니라 생수, 베이커리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뭐하나 히트친 것은 없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이어 “이마트의 가성비 PB 브랜드인 노브랜드 이름을 내건 햄버거 사업으로 반전을 꾀할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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