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인터뷰] 부르르닷컴 대표, "리얼돌은 잘못없다…망치는 사람의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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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수습기자
입력 2019-08-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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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부르르닷컴 대표 이상진 씨는 관세청을 상대로 한 리얼돌 수입허가 소송에서 승소했다. [사진=홍승완 수습기자]

“본인 동의 없이 사람 얼굴을 본 딴 제품을 만들어 팔거나 하는 경우는 충분히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죠”

지난 8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인근 물류창고에서 만난 ‘리얼돌’ 수입업체 부르르닷컴 대표 이상진 씨(31)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주세요”의 내용에 일부분 공감했다.

지난 6월 대법원은 ‘리얼돌’ 수입통관 보류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수입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리얼돌 허용을 놓고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부르르닷컴은 당시 승소했던 수입업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본인도 모르게 본인의 얼굴이 리얼돌이 된다면 정신적 충격은 누가 책임져주냐”며 “리얼돌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이 성범죄를 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26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 대표는 청원 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리얼돌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건 문제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본인 동의 없이 얼굴을 본 따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건 문제가 있는 게 맞다”면서도 “이는 이미 있는 법으로 처벌이 가능한 걸로 안다”고 반박했다.

성범죄 문제에 대해선 “성범죄를 일으키는 막나가는 사람들이 왜 비싸고 다루기 힘든 리얼돌을 사가겠냐”며 “이는 근거 없고 리얼돌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차별적이고 편파적인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이 씨는 리얼돌이 실리콘 재질에 160cm, 35kg정도로 다루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진=홍승완 수습기자]

이 대표가 물류창고에서 보여준 리얼돌은 약 160cm의 키에 무게는 약 35kg정도였다. 리얼돌은 실제 사람처럼 원피스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시계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그는 “일본 통계에 의하면 리얼돌 구매층의 30%정도만 성적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70%는 자신이 원하는 이성의 모습으로 꾸미는 데만 사용한다”며 “35kg이라 상당히 무거워 성적으로 쓰기에는 크게 유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터넷에는 리얼돌을 저렴한 가격에 만들어 주고 비트코인으로 결제한다는 사이트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리얼돌 광고글은 선입금을 받거나 제대로된 상품을 받지 못하는 등 대부분 사기라고 경고했다.

리얼돌의 재질은 찱흙이나 특수 분장처럼 성형하기 쉬운 재질이 아닌 금형이 필요한 실리콘이다. 이 대표는 “실리콘은 금형, 배합, 보정 등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과정이 아니고 복잡하고 금전적,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얼굴을 본 떠서 리얼돌을 만들 수 있다는 비난을 해명했다.

부르르닷컴의 이념은 ‘성이 즐거움이 되야한다’로 한국의 성문화가 음지화 돼있는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 사람들이 모인 회사다. 양지화를 위한 첫 번째가 법적으로 성인용품을 양지로 끌어내고자 한 것이었다. 그는 “이미 2008년과 2010년에 성인용품 수입을 위한 소송에서 두 차례 승소한 경험으로, 이번 소송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되는 본인 동의 없이 실제 인물 얼굴을 본 뜬 리얼돌 제작은 도의적으로 잘못됐고 법적 규제에 찬성했다. 그는 “리얼돌에 반대하시는 분들은 개인 사생활에 대해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문제를 너무 얕게 생각한다”면서도 “성인용품 자체로 누구에게 고통을 준다는 건 그걸 망치는 사람의 잘못이지 성인용품 자체의 잘못은 아니다”고 덧붙여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은 아동신체형상성기구를 제작하거나 수입, 판매 및 소지 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정 의원은 “아동의 성적 대상화를 막는 입법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촬영·편집=홍승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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