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환율조작국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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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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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전쟁 환율전쟁 확전 우려...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의미는

미국 재무부가 지난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습니다. 1994년 이후 25년 만입니다.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이 '환율전쟁'으로 확전할 것이란 우려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죠. 도대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Q. 환율조작국이 도대체 뭔가요?

A. 환율조작국은 말 그대로 정부가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를 의미합니다. 미국은 보통 한 국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대거 사들여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면 환율조작국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국제시장에서 자국 제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공정한 시장경쟁 행위로 보는 것이죠.

Q. 그럼 중국은 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것이죠?

A.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 속에 지난 5일 중국 위안화 환율이 치솟으면서(위안화 가치 하락)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이 뚫렸습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약 11년 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해 환율을 무역전쟁 무기로 삼고 있다고 보고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입니다. 

Q. 미국이 환율조작국을 지정할 때 무슨 기준이 있나요? 

A. 일반적으로 환율조작국 지정은 세 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미국이 2015년 제정한 교역촉진법에 따른 것인데요. 첫째는 연간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이상, 둘째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2% 초과, 셋째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외환을 대거 사들이는 경우인데, 구체적으로 GDP 대비 달러 순매수 규모가 2% 초과 혹은 12개월 중 6개월 이상 순매수를 할 경우를 말합니다. 미국은 이 중 세 가지 모두에 해당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합니다. 그리고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환율보고서’를 통해 발표하죠.

Q. 그럼 중국은 이 기준을 모두 충족했나요?

A. 아닙니다.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이상이라는 첫째 조건만 충족시키고 있어서 환율조작국 지정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미국은 교역촉진법이 아닌, 옛날 1988년 제정된 종합무역법을 근거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습니다. 종합무역법에 따르면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및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저한', '상당한' 등 기준이 애매모호해 사실상 미국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 법은 사실상 거의 사문화한 것과 다름없었는데, 미국이 이걸 억지로 다시 끌고 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 지정한 것입니다. 중국이 "미국 재정부가 스스로 정한 '환율조작국'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발하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Q.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어떤 제재를 받나요?

A.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중국은 앞으로 1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저평가된 위안화 환율 가치를 정상화시키고 무역 흑자를 시정하라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1년 후에도 위안화 환율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중국에 △미국 기업들의 투자 제한 △해당 국가 기업의 미국 내 조달시장 진입 금지 △국제통화기금(IMF)를 통한 압박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죠.

Q.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요? 

A.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마자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미국과 중국 증시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습니다. 다행히 환율조작국 지정 후 중국이 위안화 환율 안정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면서 공포가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또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만큼 미·중 무역전쟁은 앞으로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조치는 매우 큰 정책적 실수로, 이로써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함에 따라 글로벌 환율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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