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트럼프' 탄생할까...브렉시트 향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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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7-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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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보수당 대표 선출 결과 코앞...보리스 존슨 유력

  • 브렉시트 강경파인 '영국의 트럼프'..."'노딜' 불사"

영국 런던 버킹엄궁 인근에 있는 다우닝가에서는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경찰 인력의 경계 활동이 한층 삼엄해지고 있다. 차기 총리를 결정할 집권 보수당 경선이 절정으로 향하면서 찬반 시위가 거세진 탓이다. 다우닝가 10번지에는 영국 총리의 공식 관저가 있다. '영국의 트럼프'라 불리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다우닝가 10번지의 주인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의 트럼프' 존슨··· 운명 정할 시간은 30일

영국 집권 보수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경선 투표 결과는 23일(현지시간) 공개될 예정이다. 브렉시트 시한(10월 31일)에 딱 100일 앞둔 날이다. 현재 정가에서는 존슨이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을 꺾고 보수당 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임 보수당 대표는 지난달 사임한 테리사 메이 총리에 이어 총리직을 넘겨받는다.

문제는 차기 총리가 취임한 이후 브렉시트 시한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CNN은 최근 보도를 통해 "통상 하원은 가을께 3주 정도 휴회한다"며 "주말을 제외한다면 30여일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차기 총리가 브렉시트를 지휘할 시간이 한 달여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언론인 출신인 존슨은 '영국의 트럼프'로 불린다. 정계에 입문한 이후 영국인의 자부심을 근거로 '영국 프라이드'를 주창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찬성론자다. 존슨은 EU와의 합의가 없어도 10월 31일 반드시 EU를 이탈한다는 입장이다.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존슨이 의회의 도발을 막기 위해 10월 1~2주간 정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야당과 일부 보수당 의원들이 경제 타격을 우려해 '노딜 브렉시트'를 막겠다며 맞서고 있는 것을 감안해 사전에 반대파의 입을 막겠다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브렉시트 방안을 둘러싸고 의회에서 혼란이 계속됐던 만큼 존슨의 취임 뒤에도 분열과 혼돈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국민은 2005년 지하철 테러 등 어려움에 직면하면 자발적으로 단결해 왔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이미 분열돼 있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존슨이 현재의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고수한다면 '21세기 처칠'이 아닌 '영국판 마리 앙투아네트'가 될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존슨은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주목하는 EU··· '시한 연기' 등 대책 고심 

EU에서는 존슨을 유력 총리 후보로 보고 '보리스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일단 영국에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제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임 총리에게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한편, EU와 영국 정부 간 새로운 합의점을 도출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존슨이 노딜 브렉시트에 의지를 굽히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월 치러진 유럽의회 회의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변수다. 차기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의 임기는 11월 1일부터 시작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앞서 연기 이유가 충분하다면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신임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브렉시트가 자신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첫째 관문인 만큼 영국과의 입장 조율과 타격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영국 총리가 다음 달 초 EU 주요국을 방문하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 달 말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한 돌파구가 논의되면 그 결과에 따라 9월 중 긴급 브렉시트 정상회의가 열릴 수도 있다고 가디언은 예상했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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