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실적 '견인차' 新 가전···이번엔 '맥주 제조기'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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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9-07-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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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출시

  • 2000번 이상 실패·버린 맥주만 30t···최고 맛 구현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왼쪽)과 김정태 LG전자 한국B2C 그룹장(전무)이 16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열린 'LG 홈브루' 출시 행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독일·벨기에·미국·체코·영국 등 전 세계 맥주 맛을 찾아다니며 2000번 이상 실패를 경험했다. 버린 맥주만 30t에 달한다."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은 16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 출시 행사에서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홈브루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기까지는 꼬박 4년이 걸렸다. 수많은 전문가와 맥주 공장을 일일이 방문해 최고의 맛을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맥주는 양조장 굴뚝 아래서"··· 마니아층 공략 

홈브루는 물과 캡슐만 넣으면 발효·숙성·보관까지 복잡한 맥주 제조 과정이 한 번에 해결되는 기기다. 

송 사장은 '맥주는 양조장 굴뚝 그늘 아래서 마셔야 한다'는 독일 속담으로 홈브루의 출시 이유를 설명했다. 갓 만들었기 때문에 그만큼 신선하고 맛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그동안 쌓아온 생활가전 기술력을 총 적용했다. 온도·압력·시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초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브루잉' 공법이 탑재됐다. 

또 98년 역사를 자랑하는 몰트(보리·밀로 만든 맥즙) 제조사인 '문튼스'와 캡슐을 공동 개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원산지 농장까지 추적 가능한 검증된 보리만을 사용해 캡슐을 제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가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것도 영국과 한국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이 만나 함께 제품을 론칭한 만큼 상징적인 장소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캡슐은 맥주의 주원료인 맥즙팩 외에 발효를 돕는 이스트,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오일, 플레이버(맥주향)가 한 세트로 구성돼 있다. 맥주 제조 시 캡슐 3개를 모두 넣어야 한다.

위생관리도 신경썼다. 송 사장은 "맥주를 만드는 데 세균, 곰팡이는 치명적"이라며 "LG 정수기의 온수살균 시스템을 적용해 매번 맥주를 만들고 나면 자동으로 내부 살균, 세척하는 시스템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6개월에 한번씩 케어솔루션 매니저가 방문해 제품 전체를 점검해 준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페일 에일·스타우트·위트·필스너 등 5종의 맥주 캡슐을 우선 출시한다. 밀맥주인 위트를 만드는 데 약 9일이 소요되며, 발효가 가장 오래 걸리는 라거맥주인 필스너는 약 21일 걸린다. IPA·페일 에일·스타우트 등은 2주 안팎이다. 한 번에 만들어지는 양은 5ℓ다. 3년간의 케어서비스를 포함한 일시불 가격은 399만원이다. 

송 사장은 "주 타깃은 맥주를 기다리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마니아층"이라고 말했다. 기업 간 거래(B2B) 판매 계획은 없다. 업소에서 관리하기에는 관리가 까다롭고 양이 적기 때문이다.

◆新가전 트렌드 이끈다

LG전자는 새로 개발한 기술을 기존 제품에 적용하거나 세상에 없던 신(新)가전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 대용량 물통을 탑재한 '건조기', 360도로 공기를 내보내는 '공기청정기' 등이다.

실제 지난해 공기청정기·정수기·건조기·스타일러 등 LG전자 신가전의 글로벌 매출 성장률은 41%에 달했다. 신가전 성장에 힘입어 H&A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에만 7276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홈브루를 통해서는 '삶의 즐거움'을 선물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도 선보인다. 송 사장은 "일본 등 일부 시장은 집에서 술을 만드는 것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미국 등을 중심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시음을 해보고 홈브루를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송 사장은 "LG전자는 술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고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라 국내에서 법적으로 매장 등에서 손님에게 맥주 맛을 보여줄 수가 없다"며 "맛을 직접 전달할 수 없는 만큼 여러 부분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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