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의사 수차례 밝혔지만…”

곽예지 기자입력 : 2019-07-15 14:19
FT “중국 지도부,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여러 차례 사퇴 의사를 표명했지만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람 장관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반(反)정부·반(反)중국 정서를 고조시킨 데 책임을 느끼고 최근 수주간 여러 차례 중국 정부에 사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스스로 초래한 혼란을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했다.

홍콩 행정장관실은 람 장관이 사임 의사를 밝혔는지 여부와 관련해 “람 장관은 홍콩 시민을 위한 복무에 계속 헌신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는 입장만 밝혔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6월 18일 홍콩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람 장관은 올해 2월부터 중국본토·대만 등 홍콩과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는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 등 정치범의 중국 본토 송환 우려를 불러일으키면서 홍콩인들의 반발을 샀다.

계속되는 반대에도 람 장관이 뜻을 굽히지 않자, 홍콩인들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시위의 열기는 더욱 거세졌다. 지난달에는 홍콩인 10명중 3명에 해당하는 200만명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고 시위대를 막으려는 경찰과 무력충돌까지 발생했다.

결국 람 장관은 사과의 뜻과 함께 송환법 개정 잠정중단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시위대들은 5주째 매주 거리로 나와 송환법의 완전 철회와 람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람 장관의 사퇴문제가 이번 시위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람 장관이 노골적인 친중파라는 점도 홍콩인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 람 장관은 취임 후 내각을 친중국 인사들로 채웠고, 국가보안법 재추진, 반중국 성향의 홍콩민족당 강제 해산 등 친중국 정책으로 일관해 왔었다.

중국도 지속적으로 람 장관의 지지의사를 밝혔었다. 최근 왕즈민(王志民) 중국 국무원 산하 홍콩연락판공실 주임은 홍콩 연설에서 "홍콩의 법치와 안정은 극히 중요하다”며 “람 장관은 어렵고 힘든 일을 절대로 피하지 않았고 주민의 이익에 관련된 많은 문제를 해결해왔다"고 그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한편 지난 14일에도 송환법 철회와 반정부·반중국을 외치는 시위대가 홍콩 사틴 지역의 사틴운동장에 모여 사틴버스터미널까지 행진을 벌였다. 주최측 추산 11만5000명이 이날 행진에 참여했다. 오후 3시 30분께 시작된 행진은 초반에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5시 넘어 시위대는 한때 경찰과 대치하며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에는 7개 언론 단체들이 연합으로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홍콩 기자협회, 사진기자협회, 방송인협회 등 7개 단체는 언론 자유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주최 측 추산 1500명, 경찰 측 추산 11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창간12주년 이벤트 아주탑골공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창간12주년 이벤트 아주탑골공원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