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후폭풍" 광고주 보이콧 맞닥뜨린 '친중' 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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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7-1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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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카리스웨트 시작으로 TVB 광고 보이콧 줄줄이 이어질까

홍콩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인도법(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대가 이번엔 친중 성향의 홍콩 최대 방송국인 TVB를 겨냥했다.

TVB가 최근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보도와 관련해 중국에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며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 누리꾼들이 기업 광고주에 TVB 광고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TVB가 사실상 광고주 '보이콧'에 맞닥뜨렸다고 홍콩 명보 등 현지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TVB 광고 보이콧에 가장 먼저 동참한 것은 글로벌 스포츠음료 브랜드 '포카리스웨트'다. 일본 오츠카 제약이 운영하는 포카리스웨트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TVB에 대한 광고를 중단한 사실을 사실상 확인했다. 

이는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로 반중 정서가 고조된 홍콩 사회에서 뜨거운 지지를 얻으면서 현재 홍콩TV(HKTV)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포카리스웨트 브랜드 산하 음료는 매진행렬을 이어갈 정도다. 

홍콩 TVB 광고 보이콧을 선언하거나 검토 중이라고 선언한 기업 광고주들. 왼쪽부터 포카리스웨트, 원더라이프, 템포. [사진=홍콩명보]


포카리스웨트의 TVB 광고 중단은 '도미노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누리꾼들이 더 많은 광고주의 TVB 보이콧 동참을 호소하면서 실제로 템포, 시그노, 트립닷컴이 현재 TVB 광고 계약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TVB 측은 10일 즉각 성명을 통해 "자사는 항상 중립성과 전문성, 객관성 원칙에 따라 뉴스를 보도해 왔다"며 "정확성과 균형성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TVB 광고주 보이콧과 관련, 경제 상황과 정치적 사건 등으로 일부 광고주들이 광고를 뒤로 미루거나 광고 시간대를 조정하길 바라는 것이라 해명했다. 또 이것이 방송국 운영에 중대한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이날 홍콩증권래소에서 TVB 주가는 약 0.9% 하락했다.

 

[사진=홍콩TVB 로고]

홍콩 누리꾼의 '타킷'이 된 TVB는 지난 1967년 11월 개국한 홍콩 최대 방송국 중 하나로, 현재 홍콩에 지상파 채널 5개, 유료 채널 1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친중 성향이 짙어서 중국 국영방송국인 CCTV와 TVB를 합쳐서 'CCTVB'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TVB의 연간 지상파 채널 광고수입은 약 24억 홍콩달러 남짓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중국 관영 환구시보 산하 인터넷뉴스인 환구망은 이날 포카리스웨트의 TVB 광고 중단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방송국도 부당한 탄압을 받아선 안돼며, 방송국의 공정성·객관성·균형성 보도 원칙이 영향을 받아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렁춘잉 전 홍콩 전 행정장관도 이날 페이스북 통해 "포카리스웨트가 흑백구분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국 소비자에 포카리스웨트 보이콧을 호소하기도 했다. 

포카리스웨트 등 글로벌기업의 홍콩 TVB 광고 보이콧은 최근 홍콩내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간 '친중'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주도로 홍콩 정부가 추진해 온 송환법 개정은 중국 본토, 대만 등 홍콩과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 등 정치범의 중국 본토 송환이 현실화하면 홍콩의 정치적 자유가 위축되고 자치권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홍콩은 1841년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반환 당시 영국과 중국은 홍콩반환협정을 체결해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를 근간으로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를 보장하기로 했었다.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은 지난달부터 법안 완전 철회, 람 장관 사퇴 등을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고, 거센 반대에 부딪힌 람 장관은 결국 앞서 9일(현지시각) "송환법은 죽었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가 공식적으로 완전 철회를 선언한 것은 아닌만큼 홍콩 시위대는 계속해서 시위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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