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궁금증, 박세리에게 묻다 “미국이 왜 한국 선수들보다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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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9-07-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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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궁금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의 강세가 놀랍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 2위를 한국 선수들이 점령하고 있고, 올 시즌 LPGA 투어 17개 대회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승을 한국 선수들이 쓸어 담았다. 반면 미국 선수들은 단 2승에 그쳤다. ‘골프광’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
 

[청와대 만찬 자리에서 박세리(맨 왼쪽)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


한국 골프의 ‘대모’ 박세리 여자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청와대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골프를 주제로 나눈 대화를 소개했는데,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박 감독은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설해원 레전드 매치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선수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대회를 열고, 현역 선수들과 라운드를 할 정도로 골프를 워낙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 약 20개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휴가 등 시간이 날 때마다 골프를 즐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돌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 감독도 현역 시절 LPGA 퉁 대회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드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박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실력에 대해 “골프는 굉장히 잘 치셨던 걸로 기억한다”며 “체격이 크시다 보니 거리도 많이 나갔던 것 같다”고 추억을 더듬었다.

박 감독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난 자리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은퇴한 제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주로 골프 얘기만 나눴는데 미국 선수들이 왜 한국 선수들보다 못하는지 굉장히 궁금해 하더라”고 귀띔했다.

박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과 조만간 골프 부킹 날짜를 잡을 예정이다. 박 감독은 “저와 골프를 한번 치고 싶다고도 말씀하셨는데 지금 현역에 계시다 보니 그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워낙 골프를 좋아하시는 분이라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박 감독은 “은퇴하고 나서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며 “지금 대회를 대비해서 훈련하고 있지만 현역 때에 비하면 연습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막상 골프채를 잡으니 예전 선수 때 욕심이 생길까 걱정이다”라고 웃으며 의욕을 보였다. 박 감독은 9월 21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양양 설해원에서 열리는 ‘설해원 레전드 매치’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박세리를 비롯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줄리 잉스터(미국),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은퇴한 전설들과 세계랭킹 1위 박성현, 이민지(호주), 렉시 톰슨(미국), 아리야 쭈타누깐(태국) 등 세계적인 현역 톱랭커들이 참가해 샷 대결을 벌인다.

박 감독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을 이끈다. 3년 전 대회에서는 박인비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박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부담을 조금 덜어주고 싶다”며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이동이나 숙소, 음식 등에 신경을 덜 쓸 수 있는지 고민하고 코스 답사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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