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발견]43. 혐오과잉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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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9-07-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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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에르 쌍소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 만일 우리가 환경 때문에 극단으로 이끌리게 되고, 그래서 극단적인 태도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생겨나고, 또한 본래의 운명으로부터 비켜 가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면, 그때 우리가 불러내야 할 미덕은 다름 아닌 절제일 것이다.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피에르 쌍소∙동문선)>

혐오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성별·세대 간 혐오, 소수자에 대한 혐오, 인종·종교 혐오 등 혐오가 일상이 됐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는 혐오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혐오라는 단어를 평소 쉽게 들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극혐'이 일상어처럼 쓰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혐오가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 내리면서 차별과 극단주의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과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나와 다르면 곧 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별을 당연하다고 여기게 되면서 분노와 갈등이 커졌고, 결국 사회가 양극단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혐오가 더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바뀌면서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혐오에는 특정 대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은 이들도 미움의 대상이 됩니다. 이성적인 판단이 작용하기보다는 편견과 선입견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일부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 일반화합니다. 실제로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인 남혐·여혐 현상만 봐도 특정 무리가 아니라 모두를 적으로 삼는 실정입니다.

혐오가 넘쳐나는 이 시기에 필요한 미덕은 다름 아닌 절제입니다. 이미 뿌리 내린 혐오 과잉 시대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우선 개개인이 절제해야 합니다. 무조건 앞만 보고 극단으로 내달릴 것이 아니라 일단 잠시 멈춰서서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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