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운용사 만들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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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06-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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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증권사 인가체계가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며 "진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서호원 기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새로 만들기가 쉬워진다. 금융당국은 신규 인가 절차뿐 아니라 자산 기준도 느슨하게 바꾸기로 했다. 같은 기업집단 안에 여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둘 수 있다.

◆혁신성장 도울 금융투자사 늘린다

25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는 금융투자업 인가 정책 전반을 다듬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인가 절차가 복잡하고 업무를 추가하는 절차나 시간도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금융투자업계가 혁신성장을 지원하고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핵심 주체가 될 수 있게 인가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은 올해로 만든 지 10년째 됐다. 금융위는 이를 계기로 금융투자업 역동성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먼저 새 증권사가 들어설 수 있는 문턱을 낮춘다. 지금까지는 전문화·특화 증권사만 신규 인가를 내주었다. '1그룹 1증권사' 규제에 묶여 기업집단 1곳이 만들 수 있는 증권사 수도 1개로 제한돼왔다.

앞으로는 전문화·특화 증권사뿐 아니라 종합증권사도 새로 인가해준다. 1개 기업집단이 여러 증권사를 신설하거나 인수할 수 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증권사를 여러 개로 쪼개도 된다.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자본시장법을 만든 직후인 2008~2009년 증권사 10곳이 새로 생겼고, 모두 특화 증권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화 증권사를 키우려는 목적이었지만, (특화 증권사가) 크게 늘어나지 않아 정책 실효성을 재검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운용사 수탁액 기준치 절반으로

자산운용사 역시 비슷하게 규제를 풀어주기로 했다. '1그룹 1자산운용사' 원칙은 사라진다. 사모 자산운용사가 단종공모 자산운용사로, 다시 종합공모 자산운용사로 전환할 수 있는 수탁액 기준치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단종공모 자산운용사와 종합공모 자산운용사에 요구하는 수탁액을 저마다 1500억원과 1조5000억원으로 내려준다는 얘기다.

인가·등록 절차도 개선한다. '최대 심사중단 기간'이 대표적이다. 감독기관 조사나 검찰 수사를 이유로 심사절차를 기약 없이 중단하는 일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인가·등록 신청서를 낸 다음 이뤄지는 금융감독원 검사도 원칙적으로 심사중단 사유에서 제외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6개월 안에 검찰에 고발하지 않으면 심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사안 가운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같은 중대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6개월 후에는 다시 심사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 변경에 따른 인가도 개선한다"며 "원칙적으로 신규 대상인 대주주만 심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낮아지는 진입장벽은 금융투자업계 재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인가정책 개선으로 경쟁을 촉진하면 밀려나는 금융투자사도 나타날 수 있다"며 "그에 따른 투자자 보호장치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만약 금융투자사가 파산하더라도 투자자예탁금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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