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박원기 네이버 NBP 대표의 데이터센터 패자부활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입력 2019-06-24 18: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박원기 네이버 NBP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데일리동방] 데이터센터 무산으로 골머리를 앓던 박원기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대표가 지방자치단체들의 러브콜에 입꼬리를 올리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 13일 용인시에 공문을 보내 용인시 공세동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했다. 당초 2023년 완공이 목표였지만 부지 인근 주민과 학부모들이 센터 전자파와 냉각탑 오염물질을 우려해 설립을 반대해왔다. 네이버는 센터 설립에 5400억원을 투자해 AI 시대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다진다는 계획이었다.

앞서 2013년 강원도 춘천에 데이터센터 ‘긱’을 세운 네이버는 국내 IT기업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시장 입지를 위해 추가 센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글은 2020년 초 한국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서울 리전’을 세운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도 서울 리전을 확보해놨다. 오라클도 연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개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외산 클라우드에 한국 기업과 소비자 정보를 고스란히 맡겨야 한다는 위기감이 최근 일었다.

앞서 박원기 대표는 지난 4월 강원도 춘천시 데이터센터 각에서 테크포럼을 열고 공공과 금융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클라우드 시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가 8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외산 서비스와의 본격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 취소가 지역 이기주의와 상생 부족 논란으로 이어졌지만, 수원시 등 여러 지자체가 네이버의 문을 두드리며 반전이 일어났다.

특히 주민들 반대로 철회할 수밖에 없었던 용인시는 14일 보도자료에 “새로운 기회가 이어지길 바란다”는 표현을 쓰며 네이버 데이터세터 유치 의욕을 내비쳐 주목 받았다. 기존 부지에 네이버의 다른 사업 유치에 힘쓰는 한편 시내 다른 부지를 제공해 ‘패자부활전’에 나선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원시도 부지 경쟁력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반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지만 여러 지자체의 타진은 네이버의 클라우드 사업을 빨간불에서 노란불로 바꿔놓고 있다.

지자체들이 네이버 유치전에 나선 이유는 정보기술(IT)과 연계된 도시개발과 산업 육성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선두를 달리는 네이버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점차 늘려가야 하는 만큼 제2, 제3 센터 유치전은 계속 될 전망이다.

네이버 데이터 서비스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는 지난 2일 방탄소년단(BTS)의 영국 공연 생중계다. 당시 네이버는 라이브 커뮤니티 플랫폼 브이 라이브(V LIVE)로 BTS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유료로 독점 생중계했다. 최대 동시접속자 14만명을 기록한 브이 라이브는 송출방식 다양화로 매끄러운 고화질 중계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기술 자체가 아닌 삶의 질 측면에서 데이터 서비스를 바라보게 하는 지점이다.

박원기 대표는 한국 콘텐츠를 한국 기술로, 한국 기업 데이터를 한국 클라우드로 서비스하는 ‘데이터 주권’ 확보에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향후 3~4년 안에 국내 성장을 토대로 해외로 뻗어나가겠다는 그의 포부는 한때 멈춘듯 했지만, 이번 데이터센터 유치전으로 다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게 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