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개포지구 재건축...한시 허용 조합원 매물 거래 증가에 시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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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9-06-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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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단지 실거래가, 한두 달새 2억원 이상 껑충...인근 래미안블레스티지 필적

  • 4단지서도 2개월 전보다 1억5000만원 올라...크게 오른 가격에 매수세 주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 개포주공1단지[사진=아주경제DB]

서울 개포지구 내 일부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착공이 늦어져 이 단지 조합원 지위를 한시적으로 양도할 수 있게 된 조합원들의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곳 매물의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의 오름세도 눈에 띈다. 특히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개포주공1단지 조합원 매물 시세의 경우 인근에서 지난 2월 입주한 신규 아파트 '래미안블레스티지'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랐다는 전언이다. 최근 전반적인 집값 하락 국면에서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보였던 것은 이 같은 한시적 조합원 지위 양도 매물 거래의 일시적 급증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10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 인근 C공인 관계자는 "개포1단지는 지난 4월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거래량이 많이 늘었다"며 "한두 달새 가격도 많이 뛰어 요즘은 거래가 다소 뜸해졌다. 33평을 신청한 물건의 경우 14억1000만~14억2000만원이었던 호가가 16억9000만원까지 뛰었고 실거래가는 16억5000만원선"이라고 전했다.

이어 "비슷한 평형대 래미안블레스티지의 경우 잔금을 치르기 힘든 집주인들이 저층 매물을 18억원선에 거래했고 나머지 매물의 호가는 20억~22억원선"이라며 "33평을 신청한 개포1단지 매물의 경우 매수자가 2억원의 추가 분담금을 부담해야 해서 사실상 래미안블레스티지와 가격 차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개포1단지의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뜀뛰기를 시작한 건 지난 4월 말부터 한시적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지면서다. 본래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는 '10년 보유 5년 거주' 요건을 충족한 1주택자를 제외하고는 조합 설립 이후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없다. 하지만 사업시행인가 날짜로부터 3년 이내 착공, 착공일로부터 3년 이내 준공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과도한 사유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토지나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한 조합원에 한해 착공 시점까지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된다. 개포1단지는 지난 2016년 4월 28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개포1단지 인근 G공인 관계자는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른 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화폐개혁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며 "일부 매수 대기자들이 가격이 저점을 찍었다는 생각에 매수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개포1단지의 착공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주민 이주가 지연되고 심의 변경인가 등 절차를 거쳐야 해서다. 개포1단지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초부터 9월 말까지 6개월간 이주기간이었는데 몇 집들이 이주를 하지 못해 철거가 늦어졌다. 계획대로 9월 말까지 이주가 끝났다면 올 초 착공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C공인 관계자는 "개포1단지는 현재 서울시 건축심의 변경인가 신청에 들어갔다"며 "건축심의 변경인가가 나면 사업시행변경인가, 관리처분변경인가 등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개포1단지는 주민이주를 마치고 철거를 시작했다. 철거가 완료되는 데 7개월가량 소요되는 데다 1~2개월가량 걸리는 석면조사까지 마쳐야 하기 때문에 올 연말이 돼야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개포지구 내 한시적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또 다른 단지는 개포주공4단지다. 개포4단지는 지난 2015년 11월 30일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1단지보다 사업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아직 첫삽을 뜨지 못했다. 지난 4월 4단지 재건축조합과 단지내 유치원인 경기유치원이 마찰을 빚으면서다. 조합이 119가구 추가 건립을 위해 설계안을 바꾸면서 유치원 부지가 애초 계획과 달라지자 유치원 측 불만이 제기됐다.

현재 조합은 유치원 측과 협의 단계에 있으며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위한 주민 공람을 진행 중이다. 올 초로 예정됐던 착공일정은 가을까지 미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Y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한시적 매매가 가능해지며 올 초부터 시세보다 1억~2억원 저렴한 물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매수자들은 착공이 지난 3~4월쯤 이뤄질 거라고 생각했기 떄문에 매수를 망설였다. 착공 전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니까 부담이 됐던 듯하다. 하지만 착공이 지연되면서 매수를 하는 분들이 조금씩 나오며 뜸하던 거래가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이어 "이주비를 받은 물건이 있고 안 받은 물건이 있는데, 받은 물건 위주로 거래가 잘됐다. 멸실이라 대출이 안 되는데 이주비도 안 나오면 착공 전까지 잔금 치르기 빠듯하기 때문"이라며 "지난 3월 하한가 대비 1억5000만원정도 올랐다. 가격이 너무 많이 뛰어서 매수가 조금 주춤하는 기색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1982년 입주한 개포1단지는 지상 5층 124개 동, 총 504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이곳에 최고 35층, 144개 동, 전용면적 59㎡~179㎡, 총 6641가구(일반분양 1206가구)를 짓는다. 올해 하반기 분양, 2022년 12월 입주 예정이다.

개포4단지는 개포지구에서 1단지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은 이 단지 부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34개 동, 전용 59~132㎡, 총 3343가구(일반분양 239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중 분양 계획이 잡혀 있으며 입주는 2021년 12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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