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조승환 원장 "해양 R&D 플랫폼 역할 강화…생태계 만들어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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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기자
입력 2019-06-0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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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산업 침체 극복 위해 기술 개발에 초점 둬야"

  • 소통·협업·공감 위한 조직 개편…전 직원과 개별면담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은 해양 연구개발(R&D)에 있어 플랫폼 역할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기술과 인력, 자본을 한데 끌어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승환 KIMST 원장은 지난해 9월 취임했다. 채 1년이 가지 않은 시간 동안 그는 KIMST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깊이 고민했고, 이에 대한 결과로 KIMST가 해양 R&D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조 원장은 "침체기를 맞은 해운산업 부흥을 위해서는 스마트 기술 개발 및 체계 구축, 친환경 해운물류로 체질 개선 및 기업재편이 필요하다"며 "어촌 고령화와 수산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양식 기술 개발 및 연안경제 활성화 등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양수산에서 대표기술을 발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조 원장 생각이다.

그는 "KIMST는 R&D를 통한 창업 생태계 조성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혁신 성장, 일자리 창출을 실현시키기 위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해양수산 분야에서 관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KIMST가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양 R&D와 관련해 분산돼 있는 기관들의 역할을 한데 모으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수산 분야에서 R&D 핵심 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을 비롯해 R&D와 관련한 모든 기관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조 원장은 "해양수산과 관련한 기술이전에 있어 통합적인 관리를 하려고 한다"며 "기술이전 네트워크를 강화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 여기에 필요한 자본까지 연결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을 만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진흥원 본원에서 만난 조승환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은 해양 연구개발(R&D)에 있어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사진=이해곤 기자]


◆국내 기술로 만든 수중건설로봇 개발 성공

최근 KIMST는 수중건설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심해 탐사 이외에도 다양한 해양구조물 건설을 위해 필요한 이 로봇을 그동안에는 해외 장비에만 의존해왔다. 해외장비 사용에만 연간 100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이에 해양수산부와 KIMST, 그리고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합심해 2013년부터 약 815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자해 수중건설로봇 개발에 나섰고, 순수 우리 기술의 수중건설로봇이 탄생했다. 아시아 최초로 수심 500m 조건에서 작업 성능을 확인했고, 해양 구조물 시공업체에 승선, 실제 건설현장에 적용 가능함을 확인했다.

조 원장은 "상당 부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기술 이전에까지 성공하면서 비즈니스 실현의 길도 열렸다"며 "특히 수중건설로봇 기술은 단순 해당 로봇 제작이나 수중 건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해저기지 건설, 해양레저 등 다양한 미래 해양기술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그 잠재력이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수중건설로봇은 육상 로봇에 비해 평균 30배에 달하는 실증비용이 소요되며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안정성, 내구성 등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하고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충분한 실적 확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해수부와 KIMST는 로봇 개발과 성능 검증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진 1차 과제에서 나아가 상용화를 위한 실증 및 확산사업을 기획, 4년간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 원장은 "현재 KIMST는 R&D 성과를 잘 활용해 개발된 기술을 실제 시장에서 활용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내고 산업의 혁신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연구기관, 민간기업, 정부 모두 후속성과를 잘 활용해 기간 내 상용화에 성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 및 국가 성장을 만들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KIMST는 공정하고 투명한 R&D사업 관리, 평가뿐만 아니라 연구자, 기관과의 적극적인 신뢰 및 협업관계를 바탕으로 해당 성과가 상용화되기까지 다양한 후속지원 방안을 하고자 한다. 종합적이고 단계적인 지원을 통해 투자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KIMST는 연구성과 활용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현장 컨설팅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해양 신산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도입하여 운영 중이다.

올해부터는 현장에서 필요한 해양수산과학기술을 다양하고 손쉽게 제안할 수 있는 '해양수산 R&D 1번가'도 운영 중이다. 해양수산 R&D 1번가에는 국민 누구나 필요로 하는 해양수산과학기술을 직접 제안할 수 있는 '국민 참여 과제제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사업기획단 운영을 비롯해 해양수산R&D 대국민 아이디어 캠프를 포함한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해양수산R&D 정책연구 및 개발지원을 통해 선도형 R&D 기획에 앞장설 예정이다.

우수 기술 사업화 및 창업을 위한 단계별 지원을 확대하고, 교육부터 자금지원까지 그 지원의 범위도 다각화해나가며 기존 협의 R&D관리에서 벗어나 민간과 접점을 확대하는 현실적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조 원장은 "오래 전부터 바다는 자원의 보고였으며, 해양수산과학기술은 이제 미래 혁신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기에 해양수산 R&D 전주기적 관리와 선순환을 통한 투자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새로운 R&D사업을 발굴하는 것부터 개발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제품화되고 상용화되는 것, 나아가 더 많은 창업과 신사업 발굴, 산업 육성,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투자기반 구축까지의 선순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가시적인 성과는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경기국제보트쇼에서는 KIMST가 지원한 과제들이 올해의 기술혁신상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기술혁신상과 경기도지사상을 동시에 수상한 엘지엠은 요트, 어선, 유람선등 선박에 들어가는 모터엔진 내의 배터리를 친환경 배터리팩으로 교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올해는 국내 보트 제조업체가 500부스 규모의 대규모 단체관을 구성해 'MADE IN KOREA' 보트 신제품을 발표, 현장에서 국내외 바이어와의 수출계약 등이 직접 이루어지기도 했다.
 

조승환 원장은 취임 이후 소통을 강조하며 전 직원을 직접 만나 '스킨십 경영'을 추진했다. 3일 서울 해양수산과학기술원 본원에서 인터뷰 중인 조 원장. [사진=이해곤 기자]


◆소통과 협업, 공감을 위한 조직 개편 '스킨십 경영'

KIMST는 기획재정부에서 주관하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A등급을 받았다. 그만큼 내실 있는 경영이 이뤄졌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 원장도 취임 이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취임 당시 정부정책과 대내외 환경변화를 감안해 '소통과 협업, 공감의 조직'을 만들어 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그는 직접 직원들을 찾아다녔고 이른바 '스킨십 경영'을 펼쳤다.

조 원장은 "약 2달 동안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인턴직원 등 KIMST에 근무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별면담을 실시했다"며 "혹시 기관장과 소통 부족으로 주요사안에 대한 대립상황을 방지하고자 기관장이 매월 1일 주기적으로 노조를 방문해 위원장과 대담을 진행하고, 수시 티타임도 가지면서 공식·비공식 의사소통 채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부서단위 업무를 보다 세분화하고 상호 유기적인 업무협조가 가능하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인사평가, 부서평가에 대한 틀도 손봤다. 부서평가, 개인평가의 연계성 강화를 위해 가치혁신팀을 신설, 경영평가나 개인 및 조직평가를 일원화했다.

의사결정자 개인감정에 의한 불공정한 인사문화에서 전 직원의 의견수렴과 이의신청을 보장하는 인사평가를 실시했다. 조직개편을 통한 부서 세분화와 일하는 팀장 제도 도입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신뢰 소통체계' 조직 문화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원장은 "취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한 의견 일치의 중요성이었다"며 "이를 위해 KIMST 전 직원들과의 개인 면담을 시작했으며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조직원들과 저와의 방향성을 맞춰가고 조율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직과의 소통을 통해 조직원들 모두가 주체성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고 조 원장은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준정부기관인 만큼 국가의 주요 정책방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발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KIMST의 직원들 모두가 자신의 업무에 주체성과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며 "국민의 세금을 쓰는 사람으로서 각자가 모두 책임자라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이를 위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IMST 장점도 결국 인력 우수성에 있다. 80명 조직 규모가 타 기관에 비해 크지는 않지만, 직원 모두가 개개인별로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KIMST는 업무 특성상 한 사람 한 사람이 관련 과제를 책임지고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학력 수준을 비롯해 관련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가지고 있다. 또 해양수산 R&D 진행 과정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입장에서 연구 과제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KIMST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강점이다.

대외적인 공감대 형성에도 나서고 있다. KIMST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현장이사회'도 추진한다.

그는 "산학연관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비상임이사님들 지혜를 모아 이사회가 능동적이고 개방적인 의결기구로 역할을 강화해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장이사회를 통해서 적극적인 현장경영 참여로 현장의 목소리가 주요사업 수행에 반영되게 하고 나아가 해양수산 R&D분야의 건설적인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승환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은
△부산 대동고 △고려대 법학과 △워싱턴대 대학원 법학 석사 △제34회 행정고시 △해양수산부 연안계획과장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장 △국토해양부 인천항건설사무소장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국장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現)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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