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동제약, 농진청 기술 무상 이전에도 ‘국내 농가’ 외면…‘중국산 옥수수’로 배만 불렸다

송종호 기자입력 : 2019-06-05 06:00
광동제약, 중국산 옥수수 비중 늘리고 국산 줄여 농진청, 국내 농가 소득증대 예상 빗나가
 

광동제약이 농촌진흥청과 옥수수수염차 공동개발 연구 당시인 2011년 중국산 옥수수 추출물 70%를 사용했다(아래). 하지만 2019년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광동 V라인 옥수수수염차는 중국산 추출물이 80%(위)로 늘었다.   [사진=농촌진흥청·광동제약 홈페이지]


 
광동제약이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으로부터 무상으로 이전 받은 '옥수수 수염차' 관련 원천기술로 농가소득은 외면한 채 제 배만 불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동제약은 농진청의 기대와는 달리 8년 넘게 제품 원료의 상당 부분을 중국산 옥수수를 써오며 폭리를 취했다.

4일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S)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농진청은 ‘메이신 함량이 높은 옥수수 수염 추출물의 제조방법’ 기술을 광동제약에 무상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메이신은 옥수수 수염에 다량 함유된 항산화·항암 물질이다.

앞서 광동제약과 농진청은 메이신을 다량으로 추출하는 제조 공정 개발에 공동 착수, 2011년에 기술을 완성해 주목을 받았다. 이때 농진청은 ‘유색옥수수 곡실을 이용한 산업화 연구 과제’의 일환으로 광동제약과 손잡고 해당 기술 개발에 열을 올렸다. 당시 들어간 수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은 정부에서 전액 지원했다.

양측은 이를 계기로 메이신 기능성 공동연구, 신약개발 등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광동제약 입장에선 농진청과의 공동연구는 ‘손 안 대고 코 풀기’ 격이었다. 농진청이 각각의 품종, 재배 환경, 건조 조건 등에서 제공하는 옥수수 수염으로 다양한 기술개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농진청이 광동제약과 손잡은 이유는 분명했다. 농진청은 메이신 추출 공정 개선에 성공하면 국내 옥수수 재배 농가 소득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2008년 광동제약과 옥수수 산업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도 계기가 됐다.  

실제로 2011년 농진청은 ‘메이신 고함유 옥수수 우량품종 육성 및 산업소재화 연구’ 보고서에서 광동제약과의 공동연구 개발의 가장 큰 성과로 '옥수수 수염의 차별화를 통한 국산 옥수수 재배 농가의 2차 소득 창출'을 꼽았다.

한 농업 전문가는 "농진청의 연구개발은 중소·중견기업의 기술개발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농가 소득 증진과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진청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광동제약은 메이신 추출 방식 개발을 마케팅에 활용하며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했다. 최근 10년간 광동제약은 옥수수 수염차 연 평균 매출 400억~5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농진청 추산 900억원 규모인 옥수수 수염차 시장에서 광동제약은 부동의 1위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광동제약은 2011년 농진청과 공동 연구 당시 병당 70%였던 중국산 옥수수 비율을 현재 80%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옥수수 농가를 외면하고 값싼 중국산 옥수수 비율을 슬그머니 늘려 돈주머니만 불린 것이다.

이날 본지가 서울 시내 마트 10여곳을 돌아본 결과 '광동 V라인 옥수수수염차'의 옥수수 추출물 가운데 국산 비율은 20%로 현저히 낮았다. 이마저도 8년 전 30%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머지 80%는 중국 동북지역에서 재배된 옥수수가 차지했다.

농진청은 광동제약이 그릇된 방향으로 국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기업이 수익을 고려해야겠지만 국가 예산이 들어간 기술을 받아 중국산이나 외국산 원료 활용에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리 농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6월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광동 V라인 옥수수수염차. 옥수수 추출물 가운데 80%가 중국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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