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 분위기는…"'하노이 결렬'에 모욕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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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9-05-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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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전략硏, 27일 '2019 글로벌 인텔리전스 서밋'

  • 러 전문가 "北, 전략적 인내중…美바뀌면 대화 응할 것"

평양 현지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에 모욕감을 느끼면서도 전략적 필요에 따라 인내하며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최근 방북한 러시아 전문가가 전했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 아시아전략센터장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인텔리전스 서밋' 스페셜 세션에 토론자로 등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질문에 "지난주 평양을 방문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까지 가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옵션을 제시했는데도 예기치 못하게 체면을 구겼고, 이에 북한은 일종의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상대방에게 모욕을 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예컨대 핵 시설을 다시 가동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활동을 하지 않고 오히려 '전략적 인내심'이라는 정책을 하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이 대화 방법론을 바꾼다면 북한도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톨로라야 센터장은 "수모를 당했다고 생각해도 미국이 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은 실무급이 아닌 최고위급에서 어떤 대안을 받고 싶어 하는 듯하다. 당장이 아니더라도 연속적인 스몰딜(small deal)을 받아서 빅딜(big deal)로 가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톨로라야 센터장은 과거 1970~1980년대 평양에서 근무한 바 있는 러시아의 대표적 북한 정보통이다. 러시아 외무부에서 아시아태평양1국 부국장을 지냈으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위원에도 선임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글로벌인텔리전스 서밋 개회식에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정보, 북한 그리고 평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2019.5.27 [연합뉴스]

이날 공개 세션에는 로버트 칼린 미 스탠퍼드대 초빙연구원,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미타니 히데시 전 일본 내각 정보조사실 정보관, 장퉈셩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선임연구원 등 북한 정보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해 현안을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하노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핵시설 5곳 중 1∼2곳을 폐기하려 했었다면서, 언급한 '5곳'이라는 숫자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과거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였던 디트라니 전 국장은 "정보기관 관계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5개는 있다고 알고 있다"고 했고, 톨로라야 센터장도 "얼마나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5개 이상이라곤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남북한 동시 방문에 대한 전망도 이어졌다.

장 선임연구원은 아직까진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오는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시 주석의 방문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지도부는 미·중 관계 등 다른 현안에 매달리고 있어서 북한과의 대화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북 모두 시 주석을 초청했기 때문에 (중국이) 일정 역할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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