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에 난감한 한국 기업···대응책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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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9-05-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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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화웨이가 5대 거래처

  • SK하이닉스, 中 매출 비중 47%에 달해

  • LG전자, 냉장고·세탁기 등 현지공장 운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대표 IT·전자 기업들이 '화웨이 사태'에 따른 경영실적 영향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경우 글로벌 통상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지만, 화웨이와 '절연'할 경우 방대한 중국 시장에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미국의 압박으로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경우 직접적인 실적 감소는 물론 화웨이와 무관한 다른 사업 및 현지 생산·판매 법인 운영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화웨이의 상황에 가장 민감한 곳은 삼성전자다. 화웨이가 서버용,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이자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당사의 주요 매출처는 애플, AT&T, 도이치텔레콤, 화웨이, 버라이즌(알파벳 순)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화웨이와는 3년간의 특허 분쟁후 지난 2월 말 '상호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식재산권 부문에서도 관계를 강화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화웨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전체 매출(243조7700억원) 가운데 17.7%(43조2100억원)를 중국에서 올렸을 정도다. 전년(16.0%)보다 비중이 더 커졌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최근 '화웨이 때리기'의 최대 승자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타깃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큰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중국 매출 비중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화웨이 사태의 '불똥'이 실적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올 1분기 매출(6조7700억원) 가운데 중국이 절반 가까운 47%(3조1600억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의 37%(8조7200억원 중 3조2600억원)에 비해 10%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같은기간 미국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34.3%에서 31.0%에서 떨어진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또 우시(無錫)와 충칭(重慶)에 현지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고, 현지 자회사만 13개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우시에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G는 5세대 이동통신(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 있지만 대표 계열사인 LG전자는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내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최근 중국 가전·휴대전화 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61조3417억원) 가운데 중국 비중은 3.9%(2조3694억원) 정도였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LG전자 스마트폰으로 수요 이동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휴대전화 공장을 중국 현지에 두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밖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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