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주민 설명회 잇달아 무산…불안한 집값 자극하나

윤주혜 기자입력 : 2019-05-16 16:19
계양 이어 남양주도 주민 반발에 부딪혀 파행…하남 교산도 일정 차일피일 "강남 집값 잡겠다면서 왜 우리 지역에 공급폭탄 던지냐" 일산ㆍ파주ㆍ검단 등 1~2기 신도시도 반대 가세…현지 집값 낙폭 커져 전문가 "3기 신도시 전면 백지화 않는 한 서울 집값 단기 영향 크지 않아"
수도권 3기 신도시 추진이 첫발조차 못 떼고 있다. 주민들 반발에 부딪혀 주민설명회가 잇달아 무산됐다. 올해 안에 지구지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회심의 카드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울 집값 재반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경기도 남양주시 종합운동장 체육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가 개최됐으나, 시작 20여분 만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됐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지정 백지화'를 요구한 뒤 “서울 강남의 집값을 잡겠다면서 강남은 두고 남양주에 집을 짓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남양주에선 주택 공급물량 폭탄 우려가 팽배하다. 2만5000가구 규모인 별내지구의 경우 공급을 앞둔 물량이 상당하다. 다산신도시에도 3만1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지 집주인들은 집값 하락을 걱정한다. 더군다나 교통환경도 열악해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B 등 교통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남양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 과천, 인천 계양도 마찬가지다. 남양주에 앞서 과천에선 지난달 25일, 인천 계양에선 지난 14일 주민들의 항의에 부딪혀, 설명회가 열리지 못했다. 같은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 하남 교산도 당초 지난달 26일 설명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이달 15일로 1차 연기됐고, 최근 17일로 다시 한번 연기되는 등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더군다나 최근 경기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이 3기 신도시로 추가 선정된 뒤, 일산, 파주 운정 및 인천 검단 등 2기 신도시 주민들까지 반대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다. 일산 주민들은 오는 18일 주엽공원에서 ‘3기 신도시 반대 5·18 일산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엔 운정신도시, 검단신도시 등 주민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러한 3기 신도시 조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조사 기준 일산서구 아파트값은 0.19% 하락해 지난주(-0.08%)에 비해 낙폭이 2배로 커졌다. 신도시 발표 전에도 가격 하락세가 지속했으나 신도시 발표 이후 매물 적체가 심화하고 호가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인천 서구도 부천 대장 등 추가 신도시 발표로 인해 지난주 -0.03%에서 금주 -0.08%로 하락폭이 커졌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0.04% 떨어지며 27주 연속 하락했으나 낙폭은 지난주(-0.05%)보다 다소 둔화했다.
 

14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계양구청 대강당 앞에서 인천계양주민대책위원회 주민들이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 개최에 반발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는 이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오는 2022년부터 분양에 나서는 점에 비춰, 단기간 서울 집값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3기 신도시 추진 자체가 원천 취소되지 않는 한, 설명회 무산이 서울 집값을 반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부 2기 신도시 주민들이 공급과잉 우려를 나타내며 집회를 연 점이 집값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부천 대장지구와 가까운 인천 계양구가 계양테크노밸리 인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0.20% 오른 점 등을 감안하면 3기 신도시의 영향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권에서 10만 가구가 입주를 하고 전월세 시장도 안정돼, 3기 신도시 추진이 지연된다고 해서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구지정 자체가 없던 일이 된다면 타격이 있을 수 있으나 주민설명회 무산으로 단기간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편 3기 신도시에 반대하는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지난해 3기 신도시 1차 발표에 앞서 도면 유출 파문이 일었던 후보지가 창릉지구 위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3기 신도시 지정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산신도시연합회가 이날 제공한 자료를 보면 이번 창릉지구와 지난해 사전 유출됐던 원흥지구 도면의 부지가 3분의 2가량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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