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 시선집중]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꽃길 아닌 시험대 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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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룡 기자
입력 2019-05-0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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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동방] 조원태 신임 회장이 한진그룹 총수로 올라선지 열흘 남짓 지났다.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을 이어 재계 14위 한진그룹을 이끌게 된 그는 40대 젊은 CEO다. 젊은 나이에 대그룹 총수가 된 만큼 그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순탄하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고 헤쳐나가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조 회장이 가업을 이을 자격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당장 그룹 경영권부터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있다. 그룹 경영권 확보에 있어서 핵심인 한진칼 지분은 한진가(家)가 28.8%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인 상황이다. 그러나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KCGI가 지분율을 늘려가며 경영권 견제에 나서고 있다.

현재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14.98%로 아직 한진가에서 보유한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한진가 지분 28.8% 가운데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2.34%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고 조양호 전 회장 17.84%, 조현아 2.31%, 조현민 2.30% 등이다. 결국 조 전 회장 지분을 안정적으로 상속해야만 하는 상황.

문제는 상속세다. 조 전 회장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상속세는 약 2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막대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KCGI 측에서 경영권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지분매각 보다는 주식담보대출이나 배당 등을 통해 상속세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한진그룹 경영권을 조 회장이 지키든 KCGI로 넘어가든 일반 국민들에게는 큰 관심이 되지 못한다. 한진그룹이 국민들에게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제왕적 갑질' 행보는 전국민적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과 지난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갑질', 조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욕설파문' 등 한진 오너 일가는 숱한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같은 오너가 갑질에 대한항공의 로고인 태극문양을 삭제토록 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 일가의 오너 리스크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함은 물론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그 위상에 걸맞은 기업이미지를 갖출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 전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하게 된 사유가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였다는 사실을 조원태 회장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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