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중국'에 휘청이는 韓 수출…'V자 회복' 가능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노승길 기자
입력 2019-05-01 17:1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4월 수출 488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 감소…5개월 연속 마이너스

  • 정부, '상저하고' 기대…해외 시각은 '글쎄'

  • "반도체 의존도 높아지면서 대외 환경 변화 취약"…경제 체질 개선 절실

4월 수출도 마이너스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째다. 이번에도 원인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다. 관심은 회복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V자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글쎄'라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이 488억57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달보다 2.0%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지난해 12월(-1.7%)을 시작으로 올해 1월(-6.2%), 2월(-11.4%), 3월(-8.2%)에 이어 5개월 연속 줄었다.

수출 증감률 추이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품목별·지역별 양대 축인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 탓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4월 수출의 경우 전체 물량은 2.5%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지속 등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지난달 수출은 0.8% 늘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84억55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3.5% 감소했다. 단가가 51.6% 하락한 데다 글로벌 IT기업 재고 조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된 점도 단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는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니 전체 수출이 휘청거리는 셈이다.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커진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강조하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피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가 최근 1∼2년간 경제를 이끌어오면서 긍정적 역할을 했지만,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취약성도 함께 커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구조 개선이나 경제 체질 개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력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 주도 산업은 나타나지 않아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이 총재의 우려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대중국 수출도 한국 수출을 좌지우지하는 부분이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4.5% 줄어든 124억4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째 마이너스다.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세계 수출을 확대하는 등의 이유로 대중 수출 감소율이 둔화 추세라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한 데다 회복 속도가 느려 하락세가 언제 멈출지는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진 = 아주경제DB]

한편 정부는 'V자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도 19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하반기로 가면서 반도체 업황의 점진적 개선 등에 힘입어 '상저하고'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도 "반도체 수요 회복, 자동차·선박 등 주력품목이 수출 호조세를 유지하고 수출대책 효과가 나타나면 2분기 후반이나 하반기에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 시각은 이와 다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하반기 수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수출 회복 시기를 내년 이후로 보고 있다.

이들은 중국 경기지표가 다소 호전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흐름이 우리나라 수출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 단기에 수출 모멘텀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는 "최근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국내총생산(GDP) 등 지표가 양호했으나, 국내 수출 전망에는 변화가 없고 하반기까지 'V자 회복'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며 "긍정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지표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