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넘는 프리미엄 가전을 누가 사냐고?

임애신 기자입력 : 2019-04-22 20:24
프리미엄으로도 부족하다.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초(超)프리미엄이다. 웬만한 초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은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4000만원이 넘는 냉장고도 있다. 고급 자동차 한 대와 맞먹는 가격이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초프리미엄 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2015년 'LG 시그니처'를 내세워 TV,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등 4가지 제품군으로 국내 초프리미엄에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에어컨, 식기세척기, 오븐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처럼 LG전자가 초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는 것은 시그니처를 통한 가전제품의 고급화 전략이 가전 부문의 실적 성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고급화 전략은 초프리미엄 제품군뿐 아니라 LG전자 생활가전 제품 전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더불어 초프리미엄 제품은 불황기에도 꾸준히 성장한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제품에 비해 가격 하락 속도가 더딘 것도 장점이다.

초프리미엄 제품은 통상 일반제품 대비 1.5~3배 정도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이로 인해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생활가전(H&A) 영업이익률은 2016년 7.6%, 2017년 7.8%, 2018년 7.9%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올해는 8.5~9.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부가 성장 제품의 비중이 성공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하이엔드로의 믹스 변화와 고부가 제품의 라인업 확대는 삶의 질을 중시하고 자동화되고 있는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사진=LG전자 제공]

이처럼 비싼 가격에도 초프리미엄 제품이 시장에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글로벌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전 세계 고수익자들을 중심으로 초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다.

상·하위 가계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소득 분배 상황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악화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5분위 계층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932만4000원, 4분위는 557만3000원, 3분위 411만원, 2분위 277만3000원, 1분위 123만8000원이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과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계층 간의 차이는 7.5배에 달한다.

때문에 초프리미엄 제품의 타깃 고객은 최고 제품을 지향하는 고소득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돈이 돈을 버는 시대가 고착화되면서 고소득층이 두꺼워지고 있다"며 "이들에게 초프리미엄 제품 가격이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닌 데다, 가격 장벽으로 인해 '누구나 쉽게 가지지 못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더해지며 일반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샤오미,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가 가격 대비 높은 성능(가성비)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고,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가격대가 낮은 자체 브랜드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삼성·LG전자의 경우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1000만원대에 달하는 초프리미엄 제품이 얼마나 차별성이 있느냐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기존 제품 대비 '최첨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신기술이 적용된 것이 아니고 디자인이나 편의성을 개선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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