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인플레에 갇힌 BOJ 선택은?…미·EU 등 세계 중앙은행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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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4-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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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양도 긴축도 못하는 상황…"통화정책 한계를 보여준 선례될 수도"

일본 중앙은행의 다음 행보에 세계 중앙은행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최근 6년간 마이너스 금리라는 공격적 통화경기부양책을 도입해 경제 활력 살리기에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물가는 여전히 BOJ의 목표치인 2%에서 한참 떨어져있다.

지난 19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3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2015년=100 기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상승한 101.5로 집계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7% 상승을 웃도는 것이지만 여전히 중앙은행의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특히 BOJ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수인 '근원-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 3월 0.4%를 기록하면서 2월 발표치와 같았다. 물가상승을 위해 일본은행이 전력을 다했지만 저물가는 요지부동인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OJ는 현재 저물가로 인한 오도가도 못하는 림보 (limbo) 상태에 갇혔다"며 "이같은 일본의 상황은 최근 경기둔화로 인해 부양책을 고려하는 중앙은행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2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BOJ는 오는 24~25일 4월 금융정책 결정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분기 경제 및 물가 전망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어느방향으로든 BOJ가 움직이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블룸버그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경제학자들이 일본이 추가적 완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FT는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부작용 우려 때문에 BOJ는 섣불리 움직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아다치 마사미치 JP 모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FT에 "“일본은행이 가지고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며, 상황이 긴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쓰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양수단을 쓰지않을 경우 일본은 제로금리의 시대를 수년간 더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하반기에는 일본 경제가 중국의 부양정책과 미국 연준의 금리 동결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일본 은행의 추가부양 압력도 약화했다. 다만 오는 10월 예정된 소비세인상 탓에 긴축정책으로 기울기도 힘들어졌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일본 상업은행들의 부동산 대출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BOJ는 금융안정성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강황이다. 지난 18일 발표된 BOJ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명목 GDP 대비 부동산 대출잔액은 안정적으로 여겨지는 12.8%를 넘어선 14.1%를 기록했다. 이는 28년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부동산 대출을 늘린 이유는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본 은행이 수익 악화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린 탓이다. 특히 일본 지방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액에서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중소기업·개인의 부동산임대업용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대출에 적극적인 금융기관의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낮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OJ는 부동산 시장 자체가 과열돼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다만 지방 은행들이 이익 하락을 막기위해 합병이나 비용 절감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FT는 최근 상황에 대해 "일본의 야심찬 통화정책 실험이 전성기를 지나 쇠락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들을 구조적 경제 역풍 상황에서 통화정책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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