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제유가..."경제 둔화 전망 속 부담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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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4-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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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C 감산·미국 제재 등에 원유 공급량 급감

국제유가가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로 원유 공급량이 더 줄어든 탓이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맞물린 유가 상승은 가계와 기업의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둔화 심화라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OPEC 감산·미국 제재 등에 치솟는 유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0.5% 높은 배럴당 63.8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저점(배럴당 42.53달러)에서 50% 넘게 올랐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이달 들어 배럴당 70달러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저점(배럴당 50.47달러)에서 42%가량 뛰었다.

일단 시장에서는 원유 강세의 배경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회원국으로 구성된 OPEC+(플러스)의 적극적인 원유 감산 의지를 꼽고 있다. 앞서 OPEC+는 오는 6월 말까지 하루 평균 산유량을 120만 배럴 줄이기로 한 약속을 재확인한 상태다. 

3월 한 달간 11개 OPEC 회원국의 감산 달성률은 135%로, 1월(86%)과 2월(101%) 달성률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OPEC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주도했다. 사우디의 3월 산유량은 982만 배럴로, 지난해 10월보다 8% 줄었다.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란·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도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3월 산유량은 각각 하루 274만 배럴, 87만 배럴로 미국의 제재 이전보다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따른 달러 약세도 국제유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시장에서 원유는 달러를 기준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다른 화폐를 가진 투자자의 구매력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2개 투자은행(IB)은 올해 2분기(4~6월)까지 원유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의 원자재 시장 전략 대표인 해리 칠링기리언은 "이란의 비자발적인 생산 손실이 상당한 규모를 보이는 데다 OPEC+의 선제적 감산 조치로 인해 향후 2개 분기까지는 계속해서 높은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AP·연합뉴스]


◆기업·가계 부담 가중 우려..."불확실성에 예측 어려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고유가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커지면 세계 경제가 더 냉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물류·제조 비용이 늘어나고, 가계의 소비여력은 줄기 때문이다. 일본 미즈호종합연구소의 이노우에 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이) 원유 수입국의 개인 소비와 기업 실적에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4월 초 기준 8주 연속 상승했다. 

당분간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PVM오일어소시에이츠의 수석 분석가인 타마스 바르가는 ”유가 향방과 관련해 감안해야 할 경제·지정학적 변수가 많은데, 이들 변수는 거의 날마다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BC는 그가 이런 원유시장 분위기를 '예측 악몽'이라는 말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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