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G, 잘터지는 곳에선 LTE보다 빨라…실내에선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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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이소라 기자
입력 2019-04-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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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 4배 이상 속도 차이…네트워크 변경 시 LTE도 느려져 불편

  • 통신업계, 5G 커버리지 확대 총력…SKT·KT 커버리지 맵 공개

  • 실내·지하철 등 사용하려면 연말까지 기다려야



5G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5G 전파가 제대로 잡히지 않으며, 잡히더라도 너무 느려 5G를 쓰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게 불만의 골자다. 실제 KT와 SK텔레콤이 공개한 5G 커버리지 지도를 보면 5G 기지국 설치가 타지역보다 빠르게 진행 중인 서울 시내에서도 5G로 커버되지 않는 지역이 상당하다.

특히 초고화질 동영상과 VR 서비스를 5G에서 사용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음에도 건물 내에서의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도 소비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LTE 대비 빠르긴 한데…네트워크 끊김 아쉬워
 

을지로입구 명동 초입에서 측정한 5G와 LTE 다운로드 속도 차이. 5G는 460Mbps, LTE는 134Mbp로 측정됐다.[사진=아주경제]


'LTE보다 기본적으로 4배, 최대 10배까지 빠르기는 하다. 잘 터지는 곳에서는.'

지난 12일 광화문과 을지로, 홍대 등 서울의 주요 번화가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로 5G 네트워크 속도를 측정해본 결과에 대한 소감이다.

체험을 위해 '5G 우선모드'로 설정했지만 우려했던 스마트폰 먹통 현상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5G와 LTE 네트워크를 오갈 때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은 여전했다. 광화문 동화면세점에서 출발해 2호선 을지로입구역까지 걷는 동안 핸드폰에 표시되는 네트워크는 쉴새 없이 5G와 LTE를 오갔다. 특히 5G와 LTE 네트워크의 경계 지역에서는 초단위로 네트워크 수신이 변경되면서 5G도, LTE도 편하게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네트워크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인 '벤치비'로 속도를 측정했더니 5G 스마트폰의 속도는 5G는 물론 LTE까지도 LTE 전용폰 대비 낮게 나타났다.

이는 5G 네트워크가 촘촘하게 깔리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과기정통부가 변재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G 기지국 당 송수신 장치는 평균 1.9개로 360도 전체를 커버하기 위한 3개에 미달했다. 때문에 서울 시내에서도 지역별 5G 커버리지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관계자는 "5G와 LTE 경계 지역에서는 스마트폰이 어떤 네트워크를 잡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제조사와 통신사 모두 단말기와 기지국을 업데이트하며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홍대입구역에서는 상황이 나았다. 홍대입구역 8~9번 출구 사이 식당가는 인파가 가장 붐비는 곳으로 통신사에서 5G 주요 스팟으로 내세운 곳 중 하나다. 8번출구에서 내린 후 식당가 쪽으로 꺾어 들어가자 5G 신호가 비교적 끊김없이 유지됐다. 속도도 안정적이었다. 장소를 옮겨가며 측정한 결과 400~500Mbps(초당 메가비트) 중후반대 속도가 유지됐다. 같은 자리에서 측정한 LTE 속도는 90~100Mbps로 측정됐다. 잘 터지는 지역에선 약 5배 정도 5G의 속도가 빨랐다.

◆"연말까지 지하철과 카페에서는 5G 못써"...장비·비용·시간 3無

문제는 실내에서의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통신사의 기지국 설치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집안을 포함해 건물 내부와 지하철 등에서는 연말까지 사용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인빌딩 중계기 설치 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용화 초기 5G가 내세우고 있는 핵심 콘텐츠는 '동영상'이지만 수요가 몰리는 지하철은 물로 집, 카페 등 실내 그 어느 곳에서도 영상 소비가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인빌딩 중계기란 실내에서 통신 네트워크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비다. 인빌딩 작업은 기지국 설치와 별개로, 별도의 미니 중계기 여러 개를 건물 안에 분산해 설치해야 한다. 5G는 직진성이 강해 외부 기지국 주파수가 건물 안에까지 미치기 어렵다. 특히 5G가 활용하는 3.5GHz 대역은 실내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져 28GHz로 최적화한 장비가 필요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인빌딩 작업에 필요한 장비가 없는 상황이다. 일부 통신사는 연내 인빌딩 작업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G가 보편화하기 전까지는 개인 건물주와의 협의도 문제로 남아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사가 전부 인빌딩 작업이 불가능하다”며 “장비 문제도 있지만 외부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어 실내 5G 사용에 신경쓸 비용과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용화 2주여일이 다 되어가는 14일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5G가입자는 10만명을 넘어섰지만 사실상 실내에서는 5G가 100% 불능 상태인 셈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장비나 기술이 준비되지 않은것은 아니다. 실내에 필요한 최적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연내 인빌딩 작업이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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