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실적쇼크 위기에 줄소송까지...회생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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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4-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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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생자 가족·주주 법적 소송에 이어 동방항공 손해배상 요구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실적 악화가 가시화한 가운데 이어지는 소송에 보잉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와 올해 3월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참사 이후 희생자 가족, 주주, 직원들이 법적 소송을 낸 데 이어 기업들도 잇따라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

10일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중국 동방항공이 미국 보잉을 상대로 보잉의 최신형 여객기 'B-737 맥스' 항공기 운항 중단에 따른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동방항공은 "올해 새로 도입할 예정인 60대 여객기 가운데 11대의 737맥스 기종이 포함됐다"며 "하지만 737 맥스 운항 중단으로 동방항공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에 동방항공은 이미 보잉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구체적인 손해배상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막대한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가 추락한 후 이튿날 중국 민용항공국(CAAC)은 곧바로 자국 항공사에 해당 기종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동방항공은 737 맥스 14대의 운항을 멈추고 대신 에어버스 A320 기종을 투입한 바 있다.

앞서 보잉의 주주와 퇴직연금 조합원들도 추락 사고와 관련해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사진=AP·연합뉴스]

보잉의 주주들도 보잉의 미흡한 대응이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미국 시카고 연방법원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보잉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실을 숨겨 이로 인해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달 10일 보잉 737맥스 항공기가 추락한 후 보잉의 시가총액은 2주 동안 340억 달러(약 38조7090억원) 증발했다.

통신에 따르면 대표 원고인 리처드 시크스씨가 “보잉이 737맥스 항공기의 안전 결함 사실을 은폐해 주주들을 기만했다"며 "보잉 주식 300주를 3월 초 매입했다가 불과 2주 후 커다란 손실을 떠안고 손절매했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조합원들도 보잉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상황이다. 조합원들은 "맥스8 기종의 생산 감축과 보잉 주가 하락으로 인해, 손해를 받고 있다"며 보잉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송이 이어질수록 날개 꺾인 보잉이 당분간 다시 날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소송 법적 대응을 위한 보잉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 이미지가 악화하고 경영이 정상화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잇따른 사고로 보잉은 부진에 빠져 실적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주문량도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737맥스의 올해 1분기 주문량은 총 9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80건)보다 52% 감소했다. 지난달 기준으로는 신규 주문이 아예 없었다.

지난달 10일 오전 8시 38분쯤 승객과 승무원 157명을 태우고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해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8'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아디스아바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60㎞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다. 사고로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사건 발생 뒤 중국은 20시간도 안 돼 가장 먼저 사고 기종 96대의 운항 중지를 결정했다. 중국에 이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유럽연합(EU), 대만 등 세계 40여개국이 운항 중단 대열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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