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도시재생과 재건축

윤지은 기자입력 : 2019-04-10 17:52

[사진 = 건설부동산부 윤지은 기자]

"아침에 화장해서 얼굴은 말끔한 것 같지만 저는 피를 흘리고 있다. 저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층고를 높여달라, 용적률을 높여달라(요구하는지 아시느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8일 고층 건물 신축을 억제하고 도심 원형 보존을 중시하는 자신의 재개발 정책기조를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시장의 철학에 따라 서울 곳곳에서는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이 한창이다. 서울시는 재작년부터 저층 주거지 도시재생을 위한 서울형 도시재생지역을 선정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도 9곳을 신규 선정했다.

도시재생사업은 그간 물리적 환경정비 위주로 추진돼온 재건축·재개발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쇠퇴한 도시지역의 노후화한 인프라를 재정비해 공간 구조재편 및 신공간 창출을 도모함으로써 새로운 도시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 시장의 철학이 서울의 모든 지역에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서울 안에도 도시재생이 적합한 지역이 있는 반면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개발하고 필요하다면 층고나 용적률을 상향해 공급량을 늘려야 할 지역이 있다. 지금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인허가를 막고 있는 강남이나 송파 같은 지역들이 다름아닌 그런 지역들이다.

서울, 특히나 강남권에 진입하려는 수요는 차고 넘친다. 대출 규제로 자금줄이 막힌 지금도 강남권 청약시장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뿌리산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나날이 미분양이 늘고 있는 지방과는 딴판이다.

박 시장은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하기엔 아직 부동산 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물론 '용산·여의도 통개발' 한 마디에 몇 달 소관으로 서울 집값이 억단위를 점프하는 등 서울 전역이 들썩였던 걸 상기하면 서울시의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과 집값의 연결고리에 대해선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은 결국 수요와 공급에 달렸다고 말한다. 공급이 많아지면 집값은 내려가기 마련이라는 얘기다.

서울시가 버스차고지, 노후 공공시설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오는 2022년까지 공공주택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서울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목마름은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로위·버스차고지에도 집을 지어야 한다면 신규 아파트를 올릴 땅이 부족하다는 걸 자인하는 꼴 아닌가.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추진도 밀어주면서 '투트랙'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꽃이 피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