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불황···보험약관대출 사상 첫 '60조'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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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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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3분기 59조9234억원···정부 대출 규제 탓 급등

[사진=생명·손해보험협회]

불황의 그늘이 깊어진 탓일까. 지난해 보험약관대출 규모가 60조원에 근접해 사상 최대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돈을 빌릴 곳이 없어진 것도 보험약관대출 규모 확대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보험사 보험약관대출금 규모는 59조9234억원(생보사 46조290억원, 손보사 13억894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직 4분기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전체 60조원 돌파가 기정사실화된다. 
 
보험약관대출 규모는 2011년 40조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2조원 규모로 늘어나 2015년 5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후부터 보험약관대출이 더 급격히 불어나 3년 만에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험약관대출을 이용하면 고객이 보험을 해지한 후 돌려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 안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해지환급금의 50~95%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험약관대출이 늘어난 것은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제때 돈을 갚지 못하면 자칫 위험을 보장해주는 보험계약이 해지돼 상당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럼에도 경기 악화로 당장 목돈을 구하기 어려워지거나 매월 납부하는 보험료에 부담을 느낀 사람이 많아져 손해를 감수하고 돈을 빌린다는 뜻이다. 
 
아울러 보험약관대출의 증가는 지난해 부쩍 강화된 대출 규제와도 연관이 깊다. 정부는 지난해 '9·13 주택시장 안정 종합대책'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연달아 도입해 대폭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보험약관대출은 DSR 등 규제에 관계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다른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한계 차주 등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가계 살림이 어려워질 때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약관대출 규모가 늘어난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보험약관대출이 대규모로 늘어나는 것은 불황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의미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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