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짓인걸 알지만"… 美 입시비리 파장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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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3-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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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부터 자행되온 비리…입시컨설턴트 "761 가족 도와"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했던 펠리시티 허프먼. 허프먼은 자녀의 입시비리에 연루된 것이 밝혀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이게 미친 짓인 건 알고 있어요. 알아요. 그렇지만 난 당신이 그 애를 USC에 넣어주길 원해요. 암을 치유하거나 중동의 평화를 만드는 일을 (불가능한 일을) 해주길 원해요. " 

LA 소재 마케팅업체 대표인 제인 버킹엄이 한 말이다. 버킹엄은 MTV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ESPN, 소니, 로레알과 같은 대기업들과 함께 일하는 유명 인사다. 그러나 '모던걸 인생가이드' 등을 펴내 유명 작가가 되기도 한 버킹엄은 자신의 아들을 대신해 다른 사람이 대학입학시험을 치르는 것을 찾는 대가로 5만달러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을 뒤흔들고 있는 사상최대의 입시비리 스캔들에 연루된 유명인사는 버킹엄뿐만이 아니다. 유명한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했던 펠리시티 허프먼과 '풀하우스'에 나왔던 로리 러프린이 등도 비리에 연루됐다,  뉴욕 소재 로펌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 변호사,뉴욕 소재 포장업체 대표 그레고리 애벗 등 기업체 CEO들도 부정한 방법으로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고자 했다고 미국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예일대를 비롯해 스탠퍼드, UCLA, USC 등 미국의 대표적 엘리트 대학이 타깃이었다. 2011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밝혀진 입시비리 속에서 오간 뒷돈의 규모는 2500만달러(약 283억원)에 달했다고 미국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과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모두 33명의 학부모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입시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윌리엄 릭 싱어가 모두 761 가족의 부정입학을 도왔다고 밝혀 실제로 비리를 저지른 이들은 더 많을 수도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녹음된 통화에서 싱어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이 학교에 입학하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이번에 드러나 입시비리의 대표적 유형은 명문대 운동부 코치들이 거액을 받고 유명인사 자녀들을 체육특기생으로 부정 입학시킨 것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방식의 입시비리가 저질러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국판 대학수능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SAT와 대학입학학력고사인 ACT를 다른 사람들이 대신 치르게 한 경우도 있었으며, 시험 감독관이 학생에게 담을 주거나, 시험을 친 뒤 틀린 답을 고치도록 하는 방법도 있었다. 대리시험을 치는 경우는 미리 해당 학생의 손글씨를 넘겨줘 필체를 모방하도록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 검찰에 따르면 대학측이 입시 브로커와 공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입건된 이들은 학부모와 불법 입시 컨설턴트이며, 부정입학한 학생은 입되지 않았다. 

입시 컨설턴트인 싱어의 경우 사기, 공갈, 돈세탁, 사법방해 등 여러 혐의가 적용되어 유죄가 확정된다면 최대 징역 65년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고 NBC는 지적했다. 

그러나 대형 비리에 연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명배우인 로리 러프린과 펠리시티 허프먼 등이 거액의 돈을 내고 보석으로 석방되면서 대중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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