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붐 확산]경제전문가들 “벤처는 치킨집과 달라…네거티브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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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9-03-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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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규제로 벤처창업 어려울수도…과감한 규제개선 필요

  • 기존 산업과 신산업 연결하는 합리적 규제 마련돼야

(왼쪽부터)홍기용 인천대 교수.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성태윤 연세대 교수.[아주경제DB]


“벤처는 치킨집이 아니다.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기존 산업에 적용했던 낡은 규제원칙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과감한 네거티브 규제가 전제돼야 한다.”

정부가 6일 발표한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제가 제2벤처 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을 넘어 기존 산업과 신산업을 연결하는 합리적인 규제가 마련돼야 ‘버블벤처’가 아닌 ‘진짜 벤처창업 붐’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고위험-고수익)'이라는 벤처 투자의 특성을 감안해 투자 대상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투자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제2벤처 붐의 핵심은 규제와 심리”라며 “우선 벤처창업이 활발해지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텐데, 이를 시장에 적용시킬 때 규제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그런데 아직까지 다양한 산업과 융합된 벤처에 대한 규제당국이 명확하지 않고, 기존 산업과의 마찰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근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존 산업이 부딪힌 적이 있다”며 “정부가 규제를 내려놓을 수 있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은 투자할 벤처기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므로 투명한 정보공개를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며 “또 정부가 손해를 각오해서라도 적극적인 투자로 마중물 역할을 해 주면 (벤처에 투자하려는)시장 참여자에게 좋은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벤처 시작 초기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이 부담의 대부분은 노동비용”이라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벤처 개발부서는 주 52시간 등의 노동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 교수는 “규제는 죄형법정주의처럼 ‘규정에 없으면 해도 된다’로 가야 하는데, 나중에 성과가 안 좋거나 잘못되면 공무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하니 공무원 입장에서도 허용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상황에서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벤처를 창업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 네거티브 규제로 과감하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경제혁신을 불어넣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성장정책으로서 의미 있는 조치”라며 “그런데 제도 개선과 산업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재정이나 자금지원 차원에서 접근하면 과거 버블과 같은 형태가 또 나타날 수 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규제를 개선하는 게 실제 매우 중요하다. 규제를 합리화하고, 여러 산업에 걸쳐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와 이해관계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줄여주는 게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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