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 전세가 하락 주춤 급매물 소진...일부 지역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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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9-03-0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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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사진 = 윤지은 기자]

951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강남 전세가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일부지역 전세가가 반등하고 있어 향후 전세가격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 마무리 단계...중소형 중심 일부지역 전세가 반등

3일 찾은 서울 송파구는 지난해 12월 시작된 헬리오시티 입주로 촉발된 전셋값 하락세가 잠잠해진 모습이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오는 4월 1일 입주 마감을 앞두고, 중소형 평형대 위주로 전세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입주율도 70%를 넘는다. 입주기간이 한 달가량 남아 있는 시점에서 이 정도 입주율이면 평균 이상이라는 평이다. 인근 낡은 아파트, 재건축 아파트에서 건너오는 수요와 봄 이사철 수요가 겹쳤다. 

헬리오시티 인근 B공인 대표는 "지난해 12월~올해 1월 전세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시세가 다소 올랐다"면서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5억5000만~6억원대 저렴한 물건들이 소진됐고 현재는 6억5000만원 전후로 계약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입자를 구하는 대신 실거주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는 점도 공급량에 영향을 줬다. 헬리오시티 인근 GR공인 대표는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 2년 거주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향후 강남권에 입주가 예정된 물량이 많지만 지금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권에는 지난달 27일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래미안 블레스티지’(1957가구) △강동구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6월·1900가구) △서초구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6월·475가구) △강남구 ‘디에이치 아너힐즈’(8월·1320가구)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9월·4932가구) △송파구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11월 697가구) 등 대단지들이 줄줄이 집들이에 나선다.

헬리오시티 인근 S공인 대표는 "전용면적 84㎡가 작년 9월 8억원까지 갔다. 물건이 계속해서 소진되면 3월 말쯤 돼선 고점 가격을 회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향후 입주 예정 물량이 이쪽에 전혀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학군 등 지역적 차이도 있고 입주시기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와 인접해 있는 잠실동 리센츠, 엘스 등도 전셋값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다. 엘스 인근 E공인 대표는 "작년보단 1억5000만원정도 낮지만,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전셋값이 어느 정도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면서 "급매 대비 5000만원정도 올랐다"라고 말했다.

엘스 인근 M공인 대표는 "봄 이사철 수요, 학군 수요가 마무리 국면이라 지금보다 더 오를 것 같진 않고 보합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강남구 신규 아파트도 상황은 유사했다. 일원동 S공인 대표는 "루체하임의 경우 시초가가 10억원이었는데, 입주시기 중간쯤 돼선 8억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9억~9억3000만원까지 회복했다"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이주 수요, 낡은 아파트에서 넘어오는 수요, 입주 끝물 등이 두루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고 말했다.

개포동 D공인 대표는 "블레스티지 전셋값은 한 달 전보다 5000만~1억원정도 올랐다"면서 "헬리오시티 입주가 거의 끝났다는 게 주효했다"고 전했다.

다만 강남권 노후 아파트의 전셋값 하락세는 여전했다. 낡은 아파트에서 신규 아파트로 넘어가는 수요가 많아서다. 개포동 B공인 대표는 "개포동 기존 아파트는 20~30평 기준 신규 아파트 입주 시점 대비 1억원정도 내려간 상태"라면서 "2년 전 시세로 돌아왔다. 그동안 오른 값이 있어 2년 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개포동 S공인 대표는 "30년 된 경남아파트 34평이 작년만 해도 7억 초반대였는데 지금은 5억 초반대"라면서 "신규 아파트 입주 시점 때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동부센트레빌아파트 등 기존 아파트[사진 = 윤지은 기자]

◆ 찬바람 부는 매매시장...호가 조정에 한두 건 거래 성사

전세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매매시장은 여전히 거래량이 말라 있다. 다만 급등했던 호가가 조금씩 하향조정되면서 눈치보기를 하던 일부 매수 대기자들이 물건을 매입하는 경우가 드문드문 있다는 설명이다.

헬리오시티 인근 B공인 대표는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엔 33평이 17억원 내외로 거래됐다"면서 "지금은 호가가 15억원정도로 떨어졌고, 최근 이 가격에서 한두 건 정도 거래가 됐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물건이 많이 나오지 않아 집값이 급격히 떨어질 수 없는 환경이다.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있어서다. 헬리오시티는 전체 9510가구 가운데 조합원분만 6551가구에 달한다.

다만 내년부터 집주인이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선 2년 실거주 요건을 갖춰야 하는 만큼, 등기가 나는 시점부터 올해 말까지 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집값이 더 하락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개포동 S공인 대표는 "작년 9월 최고점 대비 3억원정도 호가가 빠졌다"면서 "최근 그 가격에서 몇 개씩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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