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 안동일 전 제철소장 현대제철 사장 이직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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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최주호 기자
입력 2019-02-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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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들, 포스코 기술 유출 우려...경영진에게 쓴 소리

포스코 노동조합이 내 건 현수막. [사진=포스코 노동조합 제공]

현대제철이 지난 15일 포스코 제철소장을 지낸 안동일 씨를 사장으로 영입하자 포스코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안동일 현대제철 신임 사장은 1984년 포항제철에 입사, 이후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장, 포스코건설 상무,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 포스코 전무, 2015년 광양제철소장, 2017년 포항제철소장을 지내고 지난해 고문역을 맡는 등 34년간 포스코에서 근무한 생산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기술력에서 현대제철 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포스코의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포스코의 정보보호규정 등은 퇴직 후 2년간 동종 업계에 취업하거나 창업 등에 관여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지만 이 정보보호규정은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직원들에게는 정보보호규정 준수를 엄격히 요구하면서 정작 고위급 임원출신 인사가 규정을 외면해 버렸다”며, “도덕 수준을 넘어 상도의에 맞지 않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일자 포스코는 지난 19일 전 직원들에게 ‘안 전 제철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일, 포항제철소가 있는 경북 포항지역에는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원들이 내건 현수막이 등장하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현수막에는 ‘무개념, 무소신, 비윤리 포스코 경영진 퇴진’, ‘매국노는 나라를 팔고, 안동일은 포스코를 판다’라고 쓰여 져 있다. 하루 전에는 ‘안동일이 간다고? 이게 포스코의 윤리냐? 비리 임원 안동일은 배신자다’ 라고 쓰여 진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철거됐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포스코는 CEO 안동일을 지키고, 포스코 노동조합은 포스코를 지키고자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회사는 항상 H사와의 경쟁관계를 강조해왔지만 이번에는 대승적 차원에서 안동일 전 제철소장을 보냈다고 한다”며 “직원들에게는 동종업계 이직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등을 들먹이며 각서를 받는 등 엄격히 규제하면서 현직 자문역으로 있다가 경쟁사 사장으로 이직했는데 이를 이해해 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또한 "사전에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이직을 하였다니 누가 허락했는가?, 향후 기술 유출로 인한 주주가치 하락 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최정우 회장은 사전에 주주에게는 물어보았는가?"라고 반문했다.

포스코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광양제철소 고로 수재슬러그 32년 동안 불법처리로 인한 검찰 고발건과 광양 SNG 약 7000억 원 손실 건을 보더라도 그렇다. 회사는 늘 어렵다고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임원들은 이익 챙기기 및 Second 일자리 찾기에 혈안이 된 듯하다.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 회장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시민기업이란 경영이념으로 시작된 첫 행보가 러브레터를 받고 현장을 중시한다"면서 "서울사무소 직원을 일방적, 반강제적으로 포항, 광양으로 전보 발령했다"고 반박했다.

포스코 노조는 "직원들은 회사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피와 땀으로 하루를 채우고 있다. 그러나 임원들은 늘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쁘다. 항상 떠날 기회를 엿본다. 그래서 직원들은 더 분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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