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하락 롯데 금융사 … 협상 길어질수록 가격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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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김민수 기자
입력 2019-02-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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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금융계열사 예비입찰이 예상과 달리 흥행에 성공했지만, 매각 가격 상승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수익에 대한 불안정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캐피탈을 제외하고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인수가치가 낮기 때문에 협상이 길어질수록 매각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관련기사 14면>

금융권 및 투자은행(
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지난달 30일 롯데카드·롯데손보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각각 15곳 이상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매각에는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가했다. 당초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의 적정 가격을 1조5000억원으로 정했다. 매각가 산정 기준이 되는 자기자본을 보면 작년 9월 말 기준 롯데카드는 2조1655억원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바라보는 가격은 이보다 좀 더 낮은 수준이다. 롯데카드는 롯데쇼핑, 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에 대한 영업실적 의존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 빅데이터가 집결된 핵심 계열사인 롯데멤버스를 제외한 채 매각한다면 인수가치가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카드수수료율 인하 등 카드사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과거 대비 영업기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인수자로서는 부담이다.

실제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지난해 9월 기준 729억원으로 3년 전인 2015년 9월(1174억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카드론, 할부·리스 등 여신성 자산을 확대하고 있어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롯데카드의 레버리지는 규제 수준인 6배에 근접하고 있어 자본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롯데손해보험도 적정 가격을 5000억원 수준으로 정했지만, 아직까지는 관심을 보이는 곳이 많지 않다. 롯데손보 입찰에 SI(전략적 투자자)는 아예 응찰하지 않았고 FI(재무적 투자자)들만 다수 참여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롯데손보는 경쟁사보다 수익성이 낮다. 경과손해율이 업종 평균에 비해 5% 포인트가량 높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이전에 인수된 장기보험 계약의 위험손해율도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어 롯데손보의 수익성 개선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157.6%로 전년 말(170.1%) 대비 12.5% 포인트 추락했다. 아울러 퇴직연금 의존도가 높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려면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ING생명)를 너무 비싸게 인수했다는 금융권의 평가도 이번 인수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매수 후보자가 딱히 없어 시간을 두고 협상했으면 굳이 2조원이 넘는 돈을 주고 인수하지 않았어도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적이나 사업환경을 감안했을 때, 롯데카드와 손해보험은 오렌지라이프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캐피탈을 제외하고 다른 금융계열사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인수 후보들이 적극 나서지 않고 눈치만 본다면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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