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훈 기자의 해외주식 '톡'] 에볼루스 오르는데, 대웅제약 못 올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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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9-02-1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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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웅제약 대형 호재에도 5% 상승 그쳐...같은 기간 에볼루스는 50%이상 급등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에볼루스는 50% 상승했는데, 대웅제약은 5% 올랐다.", "한국은 실적보다는 수급이다."

최근 대웅제약 주식 커뮤니티에는 이와 비슷한 글이 여럿 올라왔다. 에볼루스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미국 판매회사다. 대웅제약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에볼루스는 4거래일 동안 주가가 50% 이상 급등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10%도 오르지 못하면서 대웅제약 게시판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푸념이 쏟아졌다.

이번 뉴스는 전 세계 4조원 규모 보톡스 시장에 대웅제약이 본격 진입한다는 메가톤급 호재다. 판매를 맡은 미국 에볼루스라는 회사 주가는 16달러에서 28달러로 치솟았다. 하지만 약을 개발한 주체인 대웅제약은 19만원 하던 주가가 20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대웅제약은 왜 에볼루스만큼 상승하지 못했을까. 한국 개인 투자자가 말하는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누르는 것일까.

같은 호재에 다른 반응을 보인 건 주식시장 자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한국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회사들은 분기 공시는 물론이고, 회사 경영과 밀접한 정보를 자세하게 공개해야 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의 모 기업은 경쟁사에 정보를 너무 많이 제공할 수 있어서 상장폐지한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소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지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사태다. 미국거래소는 기업에 과도할 수준의 정보를 요구해서라도 투자자의 판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공시를 악용하는 회사 관계자는 물론이고,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다. 이에 실적이 좋다고 주가가 정방향으로 상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기업의 허위 공시, 실적 부풀리기 등 내부 악재 등을 투자자가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웅제약이 상승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 기업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해외 기업설명회(IR)를 하고 해외 투자자들과 소통하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웅제약이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한탄만 해야 하는가.

국내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해외주식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대웅제약 이야기를 듣고 에볼루스 주식에 투자했을 것이다. 다음 번에도 이런 일은 또 반복된다. 그때는 한탄만 하지 말고 해외주식을 찾는 게 경제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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