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KAI 주식 급락 탓 건전성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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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2-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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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 지분 자산재평가 작업 진행 중

  • 2016년 구원투수서 이번엔 애물단지

[사진=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이 다시 한 번 자본건전성 위기에 처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현물출자 받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가치가 급락해 자산재평가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수출입은행을 건전성 위기에서 구해줬던 KAI 지분이 이번에는 골칫거리가 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현재 보유 중인 KAI 지분 2575만5964주(26.41%)에 대한 자산재평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산재평가 작업은 이달 중 끝날 예정이며, 2018년 사업보고서부터 해당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은 건전성 위기에 시달리던 2016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산업은행으로부터 KAI 지분을 넘겨받았다. 수출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2016년 6월 말 9.68%까지 악화됐으나 KAI 지분을 넘겨받은 후 2017년 말 12.9%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9월 말에는 13.86%까지 올랐다.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KAI 지분은 원가법의 적용을 받고 있어 '현저한 가치 변동' 사항이 없다면 현물출자 당시와 유사한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실제 KAI 지분은 1조4675억원으로 평가돼 수출입은행의 든든한 자본금 역할을 맡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KAI 주가가 수출입은행의 취득원가 대비 50% 미만으로 급락해 원가법 상 현저한 가치 변동 사항이 발생했다. 실제 수출입은행이 KAI 지분을 취득할 당시 1주당 주가는 6만4000원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3만1900원까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수출입은행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스스로 자본금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KAI 주가가 3만4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KAI 지분 가치는 87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 2017년 말 기준 1조4675억원으로 평가받았던 KAI 지분 가치가 6000억원 가까이 줄어드는 격이다. 이는 고스란히 자본금 축소와 BIS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진=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지난해 9월 기준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은 15조629억원이며, 위험가중자산합계는 108조6924억원이다. 여기서 6000억원의 자본이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수출입은행의 BIS비율은 0.55% 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더욱이 최근 수출입은행이 자동차부품 및 조선·해운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BIS비율 하락폭이 더 커진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KAI 주식 하락으로 자산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자산재평가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행될 수 있어 KAI 지분 가치가 주가만큼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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