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자동차·정유'의 추락... "정부, 스킨십보다 규제 완화 등 실질적 조치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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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한영훈·최윤신 기자
입력 2019-02-0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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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8.7% 축소... LG는 79.5% 줄어

  • 정유 4사 사상 첫 동반적자... 현대차도 실적 전망 못 미쳐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전자, 자동차, 정유화학 등 대한민국 산업을 견인하는 주력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줄줄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투자를 통한 혁신과 고용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실질적인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자·자동차·정유, 작년 4분기 줄줄이 '어닝쇼크'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59조2700억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은 1년 전(15조1500억원)에 비해 28.7% 축소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증권사의 전망치 평균(13조38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어닝 쇼크로 평가된다.

국내 반도체 '빅2'인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4분기 매출액 9조9380억원, 영업이익 4조4300억원을 올렸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보다 각각 13.0%, 31.6%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5조1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등) 수요 정체와 가격 하락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며 “올해 1분기에도 업황 약세가 지속되면서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전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LG전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5조7723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79.5% 줄어든 수치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과 연말 마케팅 비용 확대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산업의 추락은 더 가팔랐다. 지난 24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의 경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5011억원에 머물렀다. 증권가의 전망치(7934억원)보다 36.8% 줄어든 숫자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38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시장의 기대(3945억원)에 못 미쳤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부정적인 전망이 더 많다”며 “세계 3대시장인 미국‧유럽‧중국 정체 심화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위기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 노동유연성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여기에 무역확장법 232조 등이 해결도 산적한 과제로 정부가 나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 4사도 지난해 4분기 사상 최초로 ‘동반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92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현대오일뱅크와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4분기에 각각 1700억원, 279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도 2670억원의 적자를 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 손실에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크게 밑돌며 실적이 적자 전환했다”며 “근본적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 등에 대한 위기감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4분기 정유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저유가 외에 미국발 공급 과잉 등 대외적 여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그러나 정유사업이 국내 수출의 주력 중 하나인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 이뤄져야”
연초부터 당·정·청도 기업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경제 챙기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30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여러분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현장의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데 힘쓰겠다"고 전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이 적극 실천하고 있는 모양새다.

재계와 학계에서는 정부가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경제 활력 제고 의지를 보여준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기업이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 경영 부담이 완화되고 기업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업경영 정책 전반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는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면 새해 경제상황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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