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블록체인 플랫폼 간 유저 공유...1억명 규모 디앱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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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1-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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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장 인터뷰

  • - 관련 협회 중 최초로 중앙부처 인가...순수 기업인들로만 구성

  • - 올해 암호화폐로 물건 사고 파는 '크립토 장터' 열어 일상화 강조

  • - 암호화폐 지속 가능하려면 이용자 기반 확보해야...'팀10' 꾸려 생태계 조성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장[사진=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2017년 말, 한국에서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어 한때 1비트코인이 2800만원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개념 화폐인지, 투기 수단인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정부는 실명거래제, 신규 가상계좌 발급 중단 등의 임시방편책을 내놓았다.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400만원대로 빠졌다. 업계가 요구했던 블록체인 관련 정책과 규제도 곧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이 국내 블록체인 산업에도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같은 시점에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정식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이하 협회)’도 태동하기 시작했다. 신근영 협회장은 직접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업계 종사자이기도 하다. 올해 △암호화폐의 대중화 △건전한 블록체인 사업 투자 생태계 조성 △블록체인 플랫폼 이용자 활성화 등으로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일조하겠다는 그의 구체적인 계획을 들어봤다.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이 모여 협회를 창립했다. 기업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순수하게 블록체인 관련 기업인들이 모여 만든 협회다. 전직 관료와 정치인들이 포함된 다른 블록체인 협회와 가장 큰 차이다. 지난해 4월 한국ICO기업협의회로 처음 출발했으나 정부가 ICO(암호화폐 공개)를 전면금지하면서 부정적 시선을 고려해 출범 3개월 만에 현재의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로 명칭을 바꿨다. 만약 ICO가 허용됐다면 명칭 변경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직접 블록체인 회사를 만들고 사업에 나서면서 은행에서 법인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데, 회사 정관에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의 단어가 있으니 계좌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마치 범죄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계좌가 없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지인 등을 통해 금융감독원에 민원도 넣고 하니 그제야 계좌가 발급됐다. 나와 같이 오래 사업을 한 사람은 인맥 등이 있어 가능했지만, 젊은 창업자들이 같은 상황에 놓였더라면 사업을 접어야만 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블록체인 사업이 시도조차 되지 못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장[사진=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식 사단법인 인증을 받았다.

블록체인 관련 협회 중에서 중앙부처 장관 명의로 사단법인을 인정받은 곳은 우리가 최초다. 다른 협회는 부처 산하기관의 이름으로 인가를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벤처기업 확인 대상에서 제외했다.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닌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것이 주요 사업모델이다. 그냥 거래소일 뿐이라서 벤처가 아니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협회는 순수하게 블록체인 사업자들이 모여서 설립했고, 현재 회원사는 180여 곳이다. 정부와 사업자 간 중간에서 조율 역할을 많이 하려고 한다. 정부도 이 같은 진정성을 보고 인가를 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가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실무자와 미팅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블록체인 관련 규제가 미비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회가 블록체인 업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나.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하면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사업 투자 자금을 모아주겠다며 수수료 40%의 다단계를 요구하는 사람 등 별별 사람들이 연락해온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산업이 태동할 때 사기꾼들이 많았다고 한다. 블록체인 업계의 현 상황도 유사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벤처캐피털(VC)은 존재 이유와 달리 사업적으로 기반이 닦인 유망한 기업에만 투자한다. 실제로 벤처에 투자하는 VC는 사실상 없다. RCPS(전환상환우선주)라는 대출에 가까운 계약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현실적으로 투자를 받을 수 없는 환경이다. 협회가 블록체인 스타트업 활성화에 꼭 필요한 부분인 투자에 관해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여러 면에서 대기업보다 부족하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암호화폐는 미래가치만 있다. 암호화폐 가격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결국 사용자가 늘어야 한다. 인스타그램도 2012년에 이용자가 3000만명이었으나 현재 월 1억명이 접속한다. 인터넷 기업의 가치는 사용자 수로 따진다. 블록체인 업계도 이와 같이 이용자 수가 확보돼야만 코인이 안정화된다.

그러나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활성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블록체인 플랫폼 몇 곳을 모아 이용자를 공유하는 ‘팀10’을 시범적으로 꾸리려고 한다. 팀10은 1800년대 유럽의 새로운 건축 양식 사조를 이끈 이들의 모임을 말한다. 블록체인 기업 10곳이 공동으로 마케팅해 각사 1000만명씩, 총 1억명이 모이는 디앱(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앱)을 만드는 것이 핵심 목표다.

―중소벤처기업부 정식 인가 후 맞이하는 첫해다. 역점을 둘 사업은.

협회의 캐치프레이즈가 ‘생활 속의 암호화폐’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대중에게 인식되는 것이 중요하다. 암호화폐가 일상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크립토 장터’를 열 계획이다. 현금 없이 암호화폐로만 물건을 사고 파는 페스티벌이다. 옷과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코인으로 거래하는 장터를 만들고 싶다. 암호화폐를 손쉽게 쓸 수 있어 블록체인 사업자와 이용자 간 접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씻을 수 있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다루면서 하지 말아야 될 부분을 교육할 것이다. 블록체인 리더들이 모여서 식사하고 헤어지는 친목 모임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관련한 시장을 파악하고 정부에 애로사항을 전달해주고 정책적 제안도 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우리에게 조율해주길 원하는 부분이 있다.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해 먼저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는 협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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