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에너지 개발, 이젠 정부가 관심가져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무안)박승호 기자
입력 2019-01-29 23:5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 녹색에너지연구원 김형진 원장 인터뷰

  • 국내 최초 영농태양광발전 농민소득 늘어 큰 보람

  • 신재생에너지 주민수용성 키우는 일 돕고 싶어

[사진=녹색에너지연구원 제공]


김형진 원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에너지 전문가다. 2016년 61살에 전남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도서지역 에너지 자립에 관해 연구했다. 의욕이 넘치는 활동가다. 낙천적인 성격이라 표정이 늘 편안하다. 한국에너지공단 공채 1기로 입사해 기획과 홍보업무를 거쳐 신재생에너지보급실장, 경영지원실장을 지냈다. 이후 전라남도 산하 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3년 임기를 마치고 3년 더 연임했다. 평생 에너지와 함께 했다. 30일 퇴임을 앞두고 만났다.

-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전남 목포시 법인이었다가 전라남도로 이관된 2013년부터 6년 동안 원장으로 재임했다. 소회가 어떤가.

“전라남도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실증지역으로는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 연구원장에 응모한 것도 이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확산시키고 싶었던 바램 때문이었다 . 당초 주관기관이었던 목포시의 역량으로 중대한 국가사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당시 전남도지사에게 건의해 주관기관을 도청 산하기관으로 이관하게 됐다. 호남권청정에너지포럼을 창립하고 나서 지역의 에너지전환에 대한 분위기가 차츰 고조 됐다. 사업 분야에서도 국책연구사업 뿐만 아니라 융복합사업 등 보급사업도 함께 펼칠 수 있었다. 명칭도 당초 서남권청정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 13글자나 돼 너무 길어서 현재 녹색에너지연구원으로 바꿨다. 연구역량도 국가의 중요한 과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현재는 중앙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전국적인 연구원이 됐다. 매우 흐뭇하게 생각한다”

- 2016년 10월에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했는데...

“기존의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연구와 실용화에서 해상풍력,조류,ESS,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신산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해서 전라남도의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데 힘이 되려고 개편했다. 신설한 두 곳 가운데 에너지신산업융합센터는 에너지신산업을 육성하고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에너지밸리 조성사업에 이바지하려고 만들었다. 또 융복합사업실은 도민 에너지복지에 기여하고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통해 연구원 자립화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신설했다”

- 연구원 기능이 태양광에너지, 풍력, 조류,지열 등 신재생에너지,ESS,MG 등 에너지신산업으로 점차 확대됐다. 가장 큰 보람은.

“당초 태양광전지 연구중심의 원천기술연구방향을 지역주민과 지역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실증기술연구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를테면 전남지역의 강점이 되는 풍력자원조사와 전국의 64%의 섬을 가진 지역에 자립섬을 통한 태양광,풍력,ESS로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했다. 또 전남의 염전은 전국의 80%를 점유하고 있는데 수중염전 태양광발전을 연구해 염전농가 수익을 증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또 도민 대부분이 농민인데 농민들이 작물 농사와 태양광 농사를 병행해 소득을 추가로 올릴 수 있는 영농태양광발전을 국내 최초로 연구했다. 농공단지에 MG(마이크로그리드) 플랫폼을 구축해 공업단지 분산전원을 실증하고 있다. 국제기술표준화를 선도하는 MW급 태양광실증단지를 구축하는 등 에너지 신산업연구까지 확대 추진하고 있다. 자연스레 4차 산업혁명의 준비단계에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큰 보람을 느낀다”

- 하고 싶었는데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하지 못한 일이 있을 것이다.
“전남은 육지도 많지만 넓은 해양을 끼고 있다. 해상풍력, 조류, 파력, 해수온도차, 염분차 발전, 수전해 수소 등 해양에너지를 많이 개발해야하는데 아직도 미흡하다. 정부의 에너지전환사업에서 해양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인 어려움도 있는데 연구원 소재지가 대한민국 지도 맨 아래 목포에 있다 보니 신입직원 모집에 어려움이 많다. 수도권에서도 멀지만 가까이 광주에서 출퇴근하기에 쉽지가 않은 지역이다. 게다가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의 에너지공기업들이 직원모집을 하게 되면 직원들이 동요해서 가장 힘들었다”

- 연구원 예산이 점차 늘어나고 2016년부터는 흑자를 냈다.
“내가 취임했던 2013년에는 예산액이 20억원이었고 결산손실액은 10억원에 달했다. 국가과제 수주, 자체사업 추진, 예산절감을 통해 2016년에 예산액 100억원을 돌파하고 그 해 결산에서 처음으로 2억원 흑자로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예산액 200 억원을 돌파했다. 아직 지난해 결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3억원 이상 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수년전부터 국내 최대 현안이 일자리 창출이다.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었나.
“일자리 창출은 모든 사업의 필요충분조건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연구원은 에너지기업에서 필요한 맞춤형인재를 육성해 취업과 연계하는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전남형 고용혁신프로젝트,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창출지원, 일자리꿈터 등 일자리창출과제 수행을 통해 최근 3년간 총 1757 명의 에너지일자리를 창출했다”

- 에너지밸리가 나주에 들어서면서 전남에 기업유치가 활발하다.
“한전이 2014년 본사를 서울에서 나주로 이전한 이후로 많은 에너지관련 기업이 나주로 이전했다. 현재 에너지밸리 투자협약 기업은 360개다 .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전남 유일의 에너지분야 산하기관으로서 2016년 2월 에너지밸리 TF팀을 구성하고 12월에 에너지신산업융합연구센터를 나주에 신설해 전남도·한전과 함께 에너지밸리 조성을 추진하는데 적극 지원했다. 특히 나주혁신산단에 입주한 이전기업을 방문해 사업 관심 분야와 애로사항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또 녹에연이 수행중인 기술개발사업과 연계한 후속사업을 발굴하고 다양한 기업지원 사업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노력했다. 이전기업들에게 에너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기술세미나나 다양한 지원사업들을 소개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다”

- 전라남도 출연기관 가운데 녹에연은 재정자립도가 최고다. 비결이 무엇인가.
“우리 연구원의 재정자립도를 말하기 전에 평균 자립도를 소개하는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17년도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3.7%였다. 내가 취임했던 2013년에는 재정자립도가 40%에 불과했지만 지속적인 국가과제 수주, 자체사업 추진, 예산절감을 통해 2015년 80%로 대폭 성장하고 지난해는 자립율 목표 90%를 초과달성했다”

- 6 년간 원장으로 재임했다. 아쉬움은.
“지자체 연구원으로서 그동안 기술연구는 나름대로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전라남도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데는 좀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정책분야에 대해서 22개 기초지자체들의 현황실태와 실적들을 면밀히 분석해서 대안을 제시하고 도정의 방향을 다각도로 제시하는 능동적인 역할이 부족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전남은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연구원이 서부지역에 있다보니 동부지역에 좀 소홀했다. 빛가람혁신도시에는 2016년에 나주사무실을 개설했는데 아직 동부지역에는 사무실이 없어서 아쉽다.앞으로는 동부지역에 사무실을 개설해서 순천, 여수, 광양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연구를 활발하게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직장생활 50년, 공직에서만 40년을 근무했다. 그동안 다양한 경험들을 잘 정리해서 기록을 해두고 싶다. 사회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서 서로 나눔을 줄 수 있는 분야와 주민수용성을 키울 수 있는 연결역할이 있으면 동참하고 싶다. 또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단체나 중소기업연구소의 실용화 사업과 과제 방향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 도움을 줄 기회가 있다면 참여해서 지도해주고 싶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