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에 기업들 자금 은행으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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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01-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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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기업의 예금 규모가 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이 투자 대신 은행에 돈을 맡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기업의 예금 잔액은 408조3177억원으로 전년 11월(378조2775억원) 대비 30조402억원 증가했다.

세부내역별로 저축성예금 잔액은 337조4546억원으로 전년 11월(314조4919억원)에 비해 22조9627억원이 증가했으며, 요구불예금 잔액은 70조863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3조7856억원)보다 7조775억원이 늘었다.

저축성예금 잔액은 2016년 9월 300조원을 돌파한 뒤 소폭의 등락을 거듭해 왔으나 작년 7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하며 34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요구불예금 또한 연초 65조원 수준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다 70조원 수준으로 다시 올라왔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하면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이다. 현금과 유사해 통화성예금으로 불린다. 요구불예금 잔액이 증가하면 기업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기업들의 예금 잔액이 증가하는 이유는 경기 둔화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잉여자금을 예금에 묻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각각 -4.0%, -1.7%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작년 11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96%로 전년 같은 기간( 1.79%) 대비 0.17% 포인트 늘었다.

또 시중은행들이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 및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 강화에 발맞춰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판금리 예금 영업을 강화한 측면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당시 80%였던 LCR 비율을 2019년까지 5%씩 늘려 100%를 맞추도록 권고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LCR 규제로 작년 10월부터 시중은행들이 법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특판예금 판매 영업에 집중한 바 있다”면서 “일부 기업들은 투자보다는 높은 저축성예금에 가입해 조금이라도 수익을 얻고자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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