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천국' 日…"사표 내기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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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1-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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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손부족에 기업들 퇴직 만류…퇴직대행서비스 성행

[사진=AP·연합뉴스]


일본은 일자리 천국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이른바 유효구인배율이 1.63배에 달했다. 1970년대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실업률은 2.5%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다. 지난해 5월 2.2%로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잠시 올랐던 게 9월 2.3%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했다. 더 좋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자발적 퇴직'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일본에서 스스로 일을 그만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일손부족이 심각해지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일본에서 퇴직 의사를 대신 전해주는 퇴직대행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비스 이용가격이 최소 3만 엔(약 31만원)에 이르지만 이용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채용알선업체와 법률회사도 가세해 서비스 내용도 다채로워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도쿄에 있는 퇴직대행 서비스업체 'EXIT'의 오카자키 유이치 공동대표는 "한 달에 300건 정도의 문의가 있다"고 소개했다. 2017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 회사는 의뢰인과 직장 사이에서 퇴직에 필요한 사무처리를 중개한다. 직장에 전화 등으로 의뢰인의 퇴직 의사를 전달하는 일도 EXIT 같은 업체들의 몫이다. 

EXIT의 또 다른 공동대표인 신야 토시유키는 "(의뢰인이) 한 번도 출근하지 않고, 상사나 동료를 만나지 않고도 퇴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세 차례의 전직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사나 인사담당자들이 면담 때 퇴직을 말리려고 하거나 때로는 매정한 한마디를 퍼붓는다며 이에 따른 고통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면 5만 엔은 비싼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EXIT의 퇴직대행 서비스 가격은 정규직 5만 엔, 아르바이트나 시간제 근로자는 3만 엔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7년 전직 희망자는 820만 명이었지만, 실제 전직자는 270만 명에 그쳤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 인재의 유동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에서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의 비율은 44.5%로 미국에 비해 15%포인트 높았다.

니혼게이자이는 보육, 간호서비스업 등 일손부족이 두드러진 업종의 퇴직대행 서비스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전했다. 또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이용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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