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 "불필요한 규제 풀어 공급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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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9-01-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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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변수 등 요인으로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 하향안정세 전망

  • 시장 안정화 좋지만 수요층 시장 참여 차단 아쉬워…재개발·재건축 통한 서울 공급 늘릴 필요도

  • 3기 신도시는 수요층 충족하는 인프라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성되느냐가 관건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이 최근 인천 계양구 계산동 경인여자대학교 교수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충범 기자]


"부동산 대책의 효과는 발표 6개월 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납니다. 여기다 국내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 변수를 고려하면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은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인천 계양구 계산동 경인여대에서 만난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서진형 학회장은 고강도 규제책을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 안정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취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정책이 너무 수요층의 시장 진입 차단에 초점이 맞춰진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서 회장은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출범 후 44일 만에 '6·19 부동산 대책'을 필두로 '8·2 대책', '9·13 대책' 등 최근까지 10회에 가까운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며 "이들 대책은 대부분 대출 및 거래 규제 등 시장을 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최근 대규모 택지공급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거시경제의 저성장 기조 유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인상, 최근 10년 이래 최대 입주물량 대기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며 "아무래도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약보합세를 유지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정부의 연이은 대책 이후 서울과 지방 간, 서울 도심·강남과 이외 지역 간, 지방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간에 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규제 정책은 결국 수요층의 선택을 고도로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올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서진형 회장은 정부의 얼마 되지 않는 공급 및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인 3기 신도시 공급 및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다고 평했다. 특히 3기 신도시 조성의 경우 작년 초부터 가을까지 급등했던 서울 아파트값을 일정 수준 안정화시키는 데 분명 성공했지만, 위치 및 규모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서 회장은 "규제 일변도의 자세를 보인 정부가 주택 시장의 흐름을 인정하고 수요 분산 차원에서 3기 신도시 도입을 하게 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과천이나 하남 정도는 모르겠지만 나머지 지역은 정부의 의도만큼 인구 분산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3기 신도시가 효과적 수요 분산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존 인프라가 탄탄히 갖춰져 있어야 한다. 남양주나 인천 계양은 수요층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 자족 기능이 효율적으로 도입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또 과천이나 하남은 남양주나 계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면적이 좁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3기 신도시가 2기 신도시보다 지나치게 서울에 가까운 점도 문제"라며 "2기 신도시 몇몇 곳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들인데, 일대 안정화에 3기 신도시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기 신도시와 충돌하지 않는 개발 방향을 정부가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학회장은 이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때 어느 정도 서울 도심 및 강남권 일대의 재개발·재건축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요층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의 공급을 일정하게 늘려, 거래 동맥 경화를 해소하는 것이 집값 급등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신규 공급도 좋지만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은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다. 하지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거나 유휴부지를 활용해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제한적인 신규 공급이 수요층의 속도를 따라오기엔 무리"라며 "재개발·재건축의 규제를 완화해 원하는 수요층에게 공급을 확대하면 서울 주택 시장 안정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이 진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도시재생 뉴딜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주민 중심, 지역 맞춤형 중심으로 사업이 전개돼야 하는 게 맞다"며 "다만 50조원이 투입될 정도의 국책 사업인 점을 감안해 전문가 및 학계가 사업의 큰 밑그림을 제시하고, 방향을 모색해 나갈 수 있는 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재생 뉴딜은 당장 마을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며 "10년, 20년을 내다보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가 너무 가시적인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진형 회장은 올해 서울 및 수도권 인기 지역의 청약시장과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토지 시장은 수요층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 학회장은 "청약 시장이 올해도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는 일단 새로운 집, 넓은 집에 대한 수요층의 욕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민 소득수준이 향상될수록 소비자는 양질의 주택을 원한다. 정부가 늘 주택 보급률이 100%가 넘는다고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 실질적 주택과 소비자와의 매칭이 잘 되지 않는 점도 이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기 지역 청약 물량의 경우 확실한 자본 이득을 얻게되는 점도 수요층이 몰리게 되는 요인"이라며 "청약 단지는 청약 경쟁률, 웃돈(프리미엄) 형성 등이 모두 수치화돼 대중에 공개된다. 특히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의 경우 이 격차가 큰데 확실한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청약 단지는 아무래도 당분간 인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토지의 경우 국지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개발 호재만 있다면 가격이 상승하게 마련"이라며 "정부가 계획한 3기 신도시 및 인근 일대, 지방의 산업단지 조성 지역 등은 확실한 재료가 뒷받침되는 만큼 꾸준히 거래가 이뤄질 것이다. 다만 호재가 없는 지역이라면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하나의 대안도 제시했다. 서진형 학회장은 "사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전적으로 개입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참여자 전부를 컨트롤하기보다는 취약 계층 위주로 핀셋 지원에 나서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정부가 취약 계층을 위해 평생 거주할 수 있는 영구공공임대주택을 짓는 것도 하나의 주택 시장 안정 방법이 될 것"이라며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심리적 거주 안정이다. 5년 후, 10년 후 분양전환이 되는 임대주택으로 일시적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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