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뚝심으로 걸어온 20년, 세계 바이오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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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9-01-1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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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트리온 전성기 이끈 서정진 회장, 돌연 내년 말 은퇴선언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2019 셀트리온그룹 기자간담회'에 나서 그간의 소회와 향후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그룹 제공]


“이렇게 어려운 사업인 줄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되돌아가서 다시 해보라고 하면 절대 안 할 겁니다.”

20여년에 걸친 기나긴 노력 끝에 셀트리온을 전성기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 서정진 회장이 돌연 ‘은퇴’를 예고했다. 2명으로 시작한 바이오벤처를 시가총액 26조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꿋꿋이 성장시킨 서 회장은 지난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말 은퇴계획을 밝혔다. 

현재는 ‘주식부호’ ‘벤처성공신화’ 등으로도 불리지만, 그의 말에서 느껴지듯 서 회장의 행보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2000년 ‘넥솔’ 창업 후 바이오의약품산업 진출이라는 결정과 함께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했지만, 당시 국내에서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극히 생소한 탓에 투자기관으로부터 환대받지 못했다. 일각에선 ‘사기꾼’이라는 얘기마저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쌓은 자본으로 협력사였던 미국 바이오기업을 인수해 에이즈 백신을 연구했지만, 2004년 실패했다.

기댈 수밖에 없던 사업이 휘청거리자 그는 막다른 길에서 죽음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마음을 다잡고 일어선 그는 사채도 가리지 않았다. 배수진을 치고 덤벼들었다. 서 회장은 이 시기를 ‘명동 사채 시장에서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라고 회고한다. 2017년 말 한양대 특강에서 그는 “관 뚜껑을 닫기 전까지 실패라는 건 없다. 답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뚝심’으로 버텨온 서 회장 덕분에 셀트리온은 투자 유치와 함께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평가되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 개발에 끝내 성공했다. 2012년 국내에 이어 2013년 유럽에서 허가되면서 셀트리온은 본격적인 해외사업을 개시,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분야 리더로 성장했다.

‘은퇴하면 잠부터 자겠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삶이 고스란히 담긴 셀트리온을 향한 그의 애착은 여전하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은퇴를 공식화했지만 그는 과거에도, 지금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바이오사업에 첫발을 디뎠던 시기엔 밤새 해부학·생물학을 익혔고, 현재는 셀트리온을 글로벌 시장 직접 판매망까지 갖춰 자체 성장이 가능한 바이오그룹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일명 ‘영업본부장’까지 자처하면서 해외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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