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국민연금 나란히 벼르는 한진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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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9-01-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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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사진=국민연금공단 제공]


한진칼을 주주총회에서 애먹일 반대표가 늘어나겠다.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CGI)으로 불리는 사모펀드가 일찌감치 주식을 모아 표대결을 예고했다. 역시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받아들였다.

◆국민연금 곧 한진칼 대응 논의

이런 움직임은 한진칼을 지배해온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위기'일 수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1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논의한다. 미리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민연금은 해마다 한진칼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져왔다.

더욱이 올해 3월 열리는 주총에서는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이견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국민연금은 2018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했다.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기업가치를 높여 연금가입자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이익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 오너 일가로 이뤄진 이사진에 대해서는 해임을 건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지분 33%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이러는 대신 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요건은 '출석주식 50%·발행주식 25% 이상'으로 특별결의보다 까다롭지 않다. 국민연금은 현재 한진칼 지분을 7.34% 가지고 있다. 이미 한진칼에 반기를 든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도 10.81%에 달한다. 여기에 소액주주가 가진 지분은 약 58%다.

◆한진칼 총수 지분은 30% 밑돌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30%에 못 미친다. 이마저도 조양호 회장 자신이 직접 가진 주식은 17.84%에 불과하고, 우호세력을 합쳐야 28.93%로 늘어난다.

즉, 국민연금과 KCGI가 손잡고 연대할 세력을 모은다면 표대결을 성사시킬 수 있다. 국민연금은 KCGI와 한목소리를 낼 공산도 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은 2018년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이사보수한도 승인안에 반대했다. 당시 기관투자자가 던진 유일한 반대표였다.

국민연금은 경영성과에 비해 과다한 보수한도라고 지적했다. 한진칼 이사보수한도는 2018년 기준 50억원으로 1인 평균 약 10억원이었다.

국민연금은 2017년 정기 주총에서도 총 6개 안건 가운데 4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국민연금은 사내이사(조양호·조원태)와 사외이사(이석우) 선임안에 모두 반대했다. 이유로는 과도한 겸임과 연임을 들었다. 국민연금은 2018년 한진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에 공개서한을 보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KCGI가 내세워온 주주행동주의에 공감하는 투자자도 많아졌다. 한진칼 주가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KCGI가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2018년 11월 이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상헌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행동주의가 제시하는 명분은 충분히 다른 주주로부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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