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트럼프'가 온다…브라질 보우소나루 1일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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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1-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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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규제 완화·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등 출범 초기부터 변화 바람 거세

  • 규제완화·재정축소 등 경제 정책이 성패 좌우할 것…증시엔 당분간 호재

지난 31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한 시민이 보우소나루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1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취임한다. 사상 최초의 극우파 성향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에는 거센 변화의 바람을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군인 출신에 상하원을 합쳐 7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된 전력이 있는 보우소나루는 이미 총기 규제완화와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방침 등으로 뜨거운 논란을 만들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정치 부패 척결, 강력범죄 소탕과 함께 규제 완화와 재정 개혁을 통한 경제 재건을 약속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높은 강력범죄율에 대한 대응책으로 총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했다.범죄 전과 없는 브라질 국민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대선 당시 그의 공약이기도 하다. 

막강한 세력을 자랑하는 마약조직 탓에 브라질은 강력한 총기 규제에도 불구하고 살인 등 강력범죄가 급증했다. 그러나 당장 총기 규제 완화가 강력 범죄를 줄일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브라질 외교의 방향도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남미 좌파정권 연합의 맹주였던 브라질은 이제 보수주의 정권들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브라질은 남미의 개발도상국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서구와의 관계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이번 취임식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이 참석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올 예정이다. 남미에서도 우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칠레, 콜롬비아, 파라과이 등 국가의 수반들만 참석한다.  

외교 중심축 이동하면서 브라질의 주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문제도 수면으로 부상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약속 한 바 있다. 취임식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찾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유대인 공동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사관 이전 계획이 확정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아랍권에서 강력한 반발하고 있고, 섣부른 이전은 브라질과 중동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보우소나루의 취임은 인권과 환경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공공연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따르겠다고 선언하는 그는 여성, 난민, 동성애자 등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게다가 환경보다는 경제를 앞세우고 있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밀림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반면 기업들은 보우소나루의 취임을 기다리고 있다. 규제 완화 등 친기업적 정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성향의 파울루 게지스가 경제장관을 맡은 것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게지스는 빠른 시일 내에 국영기업들의 매각해 국가 재정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브라질 증시는 보우소나루 당선이 확정된 이후 글로벌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향후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 정책 성패를 가르는 것은 연금개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재정 부실의 원인이 되는 연금제에 대한 개혁이 없는 한 막대한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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