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EU, 아프리카 놓고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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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12-2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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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융커 EU 위원장 "中, 아프리카 국가에 빚 폭탄 안겨"

  • 미국, 新 아프리카 전략 추진 "중국 영향력 확대 막겠다"

  • '기회의 땅' 아프리카 둘러싼 강대국 경쟁 심화 전망

[사진=바이두]


아프리카에서의 세력 확장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의 경쟁이 나날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새로운 아프리카 전략을 선언한 데 이어 EU도 아프리카와 협력을 강화했다. 모두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EU-아프리카 고위급 회담’ 에서 EU가 아프리카 중소기업을 위해 7500만 유로(약 962억3600만원)의 신용대출을 승인하겠다는 협력이 체결됐다고 오스트리아 현지 신문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향후 EU가 아프리카에 5억 유로 규모의 원조와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은 아프리카가 필요하고, 아프리카도 유럽이 필요하다”며 “공동 책임을 바탕으로 한 대등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아프리카에 대규모 원조와 경제협력 등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기 때문.

중국은 지난 9월 3일 거의 모든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600억 달러(약 66조7500억원) 규모의 원조 계획을 밝혔다. 과거 식민통치를 통해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유럽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행보다.

실제 이날 EU 관계자들은 중국을 겨냥한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중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아프리카에 투자할 권리가 있다”며 “공평한 경쟁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융커 위원장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동참했던 아프리카 국가들이 빚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며 “유럽과 아프리카 관계에서는 절대 이런 상황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반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시종일관 올바른 이익관을 가지고 아프리카 국가들과 상호 이익을 위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아프리카의 채무 문제는 근본적으로 불공정한 국제 경제 질서의 산물이지 중국 때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중국은 앞서 미국과도 아프리카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이 뇌물과 모호한 협약, 빚을 이용해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미국도 새로운 아프리카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사평을 통해 “미국의 새로운 아프리카 전략은 패권적인 행보이자, 여전히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도 “중국은 아프리카와 협력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관련 협력에서 아프리카의 의지를 충분히 존중했다”고 반박했다.

아프리카를 쟁탈하기 위한 미국, 중국, EU의 치열한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는 “아프리카 인구는 2050년 20억명에 이를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아프리카는 ‘기회의 땅’”이라며 “아프리카를 향한 전 세계의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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