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사건 전말, 진실은 무엇?…한국 혐오 표현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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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8-11-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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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 11월 13일 새벽 4시쯤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의 한 술집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사건은 남자 일행 4명(A)과 여자 일행 2명(B) 사이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지만, 사건의 발단은 남녀커플(C)로부터 시작됐다. 일명 '이수역 폭행사건'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여성 혐오범죄'라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폭행 남성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청원인은 30만여명을 넘었다.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다쳤다는 한 여성이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올린 사진 [사진=네이트 판]


B측 주장: 14일 4시 47분경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피해를 봤다는 여성 'B'가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글을 올렸다. B측은 자신들을 지속해서 쳐다보고 비웃는 커플(C)과 시비가 붙었으며 이 과정에서 관련 없는 남성 5명(A)이 "말로만 듣던 메갈X 실제로 본다. 얼굴 왜그러냐" 등 인신공격을 하면서 지속적인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A는 B를 향해 촬영을 했고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A가 B의 휴대폰을 빼앗고 목을 조르는 듯 폭행을 저지르고 도망갔다. 이 과정에서 A가 B중 한 여성을 발로 찼고 모서리에 머리가 부딪쳐 출혈이 났다. 응급실에 이송된 후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B측은 주장했다. 또한, 폭행을 당했는데도 피의자신분이 됐다고 밝혔다.

A측 주장: A측은 B측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B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C측 주장: 15일 0시 51분경 C측도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이수역 폭행사건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C는 "저는 당시 남자친구와 맥줏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며 "그런데 다른 테이블에서 술 드시던 여자 두 분이 저희에게 "흉자X, ㅈㅃㅏㄹㄹㅓ, 한남커플"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계속 비아냥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B측이) 저희에게 언어강간을 할 때부터 맥줏집 내에서 다른 테이블들 시선이 쏠렸고 그 중 남자분들만 계시던 테이블에서 자매분들에게 소란피우지 말라며 왜 가만히 계시는 분들(저희 커플)한테 그러냐며 저희를 거들어줬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C는 "그런데 자매분들 중 한 분이 남자분들을 찍기 시작했다. 당연히 남자분들은 찍지 말라고 그런 게 그쪽 분들이 말하는 몰카 아니냐며 항의를 했으나 자매분들은 못 들은 척하며 계속 촬영을 했다"며 "그러자 남자분들 중 한 분이 카메라를 뺏으려 했고 점점 더 일이 커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C는 해당 사건이 공론화 된 것과 관련해 "일부 기사나 여초사이트, 남혐사이트에서는 자매분(B)들을 두둔하며 이 사건을 여혐사건이라고 하는데 여혐은 자매분들에게 제가 언어강간, 조리돌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역 폭행사건으로 알려진 영상의 한 장면[사진=유튜브]


경찰측: 14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새벽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의 한 주점에서 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폭행에 연루된 여성과 남성들을 지구대로 임의 동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 2명이 큰 소리로 떠든다는 이유로 남성들과 시비가 붙었다"며 "여성들이 휴대전화 동영상 촬영을 하자 왜 촬영을 하느냐며 언쟁이 커졌다. 이후 남성들도 여성들을 촬영하며 언쟁을 하다가 몸싸움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현장에 있던 남성 5명 가운데 폭행에 연루된 3명과 여성 2명을 쌍방폭행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 배경: 15일 이수역 폭행 사건과 관련된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1분 4초짜리 영상에는 B로 보이는 여성 2명이 손님을 향해 욕설과 비난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여성들은 남성 성기를 조롱하는 외설적인 말과 욕설 등을 한다.

여성들의 발언이 과격해지자 술집 운영자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나타나 제지했지만, 여성들은 "저 XX들한테 가서 얘기해요"라고 욕설한다.
 

한편, 이날 MBC뉴스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B가 A를 향해 "어 쳐봐! XX 달고 이것도 못 해?"라며 "너 여자 사귀어본 적 없지? 너 XX지? 너 XX지? 너 X팔이지? 너 XX팔이지?"라는 폭언을 했다.

더 깊이 알기: 이수역 폭행사건이 알려지면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수역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에 동의한 청원인은 30만명이 넘었다.

청원자는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2명은 남자 5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폭행당한 피해자는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머리가 찢어졌고, 피해자 중 한 명은 쓰러졌다"며 말했다.

이어 "가해자의 신원을 밝혀주시고, 무자비하게 피해자를 폭행한 가해자에게 죄에 맞는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공개된 '이수역 폭행사건'[사진=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최근 한국사회는 혐오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 7월 20~50대 성인 남녀 1천명으로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성인 10명 중 8명은 사회 속 여성혐오와 남성혐오 현상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의 85.5%가 혐오 표현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남성의 응답자 비율은 75.6%다.

조사 결과 탈코르셋 운동이나 혜화역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36.3%였으며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40.4%였다. 관심 없다고 답한 비율도 23.3%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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